매일신문

50년전 서울·평양거리 합천에 왔다

지금 경남 합천에 가면 50여년 전 서울과 평양거리를 옮겨 놓은 듯한 착각 속에 빠져들게 된다.

쳐다보기만 해도 끔찍한 조선총독부와 경성헌병대본부 건물 앞엔 일장기가 펄럭이고, 당시 최고의 사교클럽인 반도호텔, 서울역과 한국은행에서부터 책방 골목까지 옛모습 그대로다.

다름 아닌 7일부터 60부작으로 방영되는 KBS 대하드라마 '서울 1945' 촬영을 위해 세운 오픈 세트장이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에서 평양 모습을 촬영한 세트장과 나란히 용주면 가호리 합천보조댐 옆에 세워진 세트장은 조용한 시골 마을에 한 쪽은 서울, 또 한 쪽은 폐허의 평양거리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달 22일에는 이곳에서 제작진과 출연배우, 심의조 합천군수를 비롯한 기관·단체장, 주민 등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작발표회를 가졌다. 지상파방송이 제작비 400여억 원을 들일 대형 드라마의 제작발표회를 촬영현장에서 한 것도 이례적인 일.

이 세트장 유치를 위해 군비 55억 원을 지원한 합천군은 출연·제작진의 상주(7개월 예정)에 따른 극성 팬들의 발걸음이 잦아지면서 각종 특수가 일 것으로 예상, 농특산물판매장과 관광홍보센터 등을 설치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드라마 촬영이 끝나면 '영상테마파크'를 조성한다는 계획까지 세우고 있다.

관광개발사업소 정인용(46) 담당은 "장차에 서울과 평양의 거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세트장을 보존하고 각종 장비 및 소품전시장, 영상관 등을 건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합천·정광효기자 khjeong@msnet.co.kr

사진: KBS 대하드라마 '서울 1945' 촬영 현장에서 현대와 50여 년 전 의상들이 섞여 있는 모습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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