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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경찰모 반납 衷情을 읽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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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월 30일 허준영 경찰청장의 퇴임식장은 눈물과 울분의 장이었다. 반생을 몸담았던 청장의 개인적인 소회 때문만이 아니었다. 검찰에 맞서 수사권 독립을 진두지휘하던 용맹한 청장을 잃는 아쉬움 때문만은 아니었다. 그것은 경찰청장이 문책성 퇴임을 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대한 좌절감과 분노였다. 농민 시위 참가자 사망과 관련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청장을 보면서 경찰관들은 "사실상 경찰은 죽었다"고 자탄했다.

한 경찰 중견 간부가 지난 2일 경찰모를 청와대에 보낸 행위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30대 경감인 그는 경찰의 명예를 상징하는 모자를 국민에게 반납하는 의미로 소포와 편지를 대통령에게 보냈다고 밝혔다. 그는 폭력 시위를 막는 경찰을 '폭력배'로 낙인찍어 공권력의 정당성을 훼손했다고 개탄했다.

우리의 시위 문화는 시위랄 수도, 문화랄 수도 없다. 폭력과 전투에 다름 아니다. 민주'법치주의를 표방하는 나라에서 이런 일이 어떻게 공공연히 이뤄질 수 있는지 아연할 따름이다. 그러다 시위자가 다치면 경찰이 책임을 져야 하고, 아니면 양비론으로 호도하고 마는 현실이다. 오죽하면 전'의경 가족들이 시위에 나섰겠는가.

그런데도 정부는 말이 없다. 동의대 경찰 살해 사건 관련자들을 민주화 유공자로 떠받드는 조치만 나왔을 뿐이다. 폭력 시위를 주도한 주인공, 상습적 앞잡이들은 의법 조치되기는커녕 출세 가도를 달리거나 아직도 이곳 저곳 시위 현장에서 팔을 휘두르고 있다. 이런 현실이 개선되지 않는 한 평화적 시위 문화는 요원하다.

정부는 국민이 다 아는 경찰모 반납 사건의 경위를 조사할 필요가 없다. 지금 해야 할 일은 폭력 시위에 대한 명백한 입장 표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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