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각막기증 1750명 넘어

'사랑의 눈' 뜨다…

'사랑의 각막기증 캠페인'이 '닫힌 도시 대구'의 새로운 변화를 예고하며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이 같은 변화는 매일신문이 올해 창간 60주년을 맞아 국제라이온스협회 355-C(대구) 지구와 '새 빛, 새 생명, 새 희망'이란 슬로건을 내걸고 공동 개최한 캠페인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

7일 대구 동구 신천동 국제라이온스협회 대구지구 정문의 '사랑의 각막기증 캠페인' 게시판의 기증자 숫자가 1천750명을 가리키고 있다.

이번 캠페인을 지원하는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 박진탁 행정원장은 "기적 같은 일"이라며 놀라워 했다.

전국적으로 수많은 사회단체가 각막 기증운동에 동참했지만 수십 명, 수백 명선에서 운동이 끝나 버렸다는 것. 더욱이 연간 1천 명을 넘긴 단체도 손에 꼽기 힘든데 캠페인 시작 두 달만에 2천명 돌파를 눈 앞에 두고 있다는 것은 '믿기 힘든 일'이라고 박 원장은 말했다.

이같은 놀라운 성과의 밑바탕에는 라이온스 회원들의 봉사정신이 있다.

"어차피 한 줌 흙으로 돌아갈 몸"이라며 회원 72명이 전원 각막기증을 서약한 대구지구 소속 동클럽. 가족·지인들까지 설득, 캠페인 시작과 함께 본부에 전달한 각막 기증서가 모두 210장에 이르렀다.

동클럽의 박창용 회장은 "가족과 지인들이 꺼릴 것으로 생각했는데 권유하니 '자기 일'처럼 팔을 걷었다"며 "수술만 받으면 바로 눈을 뜰 수 있는데도 각막이 모자라 평생 앞못보는 고통을 겪는 사람들에게 새 세상을 열어주는 것만큼 아름다운 봉사가 어디 있느냐"고 말했다.

대구·경북을 포함한 영남권은 그동안 각막기증에 관한 한 닫힌 지역이었다.

사랑의 장기기증운동본부가 2004년 9월까지 각막 기증 희망자 9만9천 명을 대상으로 거주지역을 분석한 결과, 경기도(29%), 서울(22%), 전라도(18%), 경상도(11%) 순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7일로 65일째를 맞은 사랑의 각막기증 캠페인엔 벌써 1천648명의 라이온스 회원들과 102명의 대구·경북지역민이 동참을 서약, 사랑을 나누는 마음이 계층을 가리지 않고 퍼져가고 있다.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 교수 등 지역사회를 이끄는 사람들이 앞장섰고 주부, 택시기사, 상인, 학원강사, 은행원 등 다양한 계층의 시민들이 속속 각막기증의 고귀한 뜻을 전해 오고 있다.

정재천 국제라이온스협회 대구지구 총재는 "대구시민 30%가 동참할 때까지 캠페인은 끝나지 않는다"며 "더 많은 시민들이 동참, 장기기증의 불모지로 불려 온 대구가 열린 도시로 새롭게 나아가는 계기를 만들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사진설명 : '사랑의 각막기증 캠페인'에 참가한 서약자 수가 두 달만에 1천700명을 넘어섰다. 7일 국제라이온스협회 대구지구 직원들이 각막기증 캠페인 현황판에 게시된 서약자수를 고쳐달고 있다. 이상철기자 find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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