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번 와 보이소!-늦깎이 한의사 부부 이용운·박광옥 씨

한 해 900여 명이 넘는 한의사가 배출되는 시대. 한의원도 이제 10년 후쯤이면 포화상태를 맞을 것이 분명하다. 덩달아 한의학계라는 '정글'에서 살아남기란 웬만해서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 지난 2002년 동국대 한의대를 수석으로 졸업한 늦깎이 한의사 부부가 서울 구의역 근처에서 둥지(서울한의원·02-455-1641)를 틀었다. 부부 원장은 둘다 쟁쟁한 학력의 소유자들이다. 남편인 이용운(43) 원장은 포항 출신으로 서울대 정치학과 83학번이고 부인 박광옥(45) 원장은 KAIST를 졸업하고 연구원까지 지낸 쟁쟁한 커리어우먼이다.

뒤늦게 시작한 한의원에 조바심을 낼 만도 하지만 이들 부부에게는 그런 게 없다. 지난 2000년 한의사 국가고시를 위해 머물던 경기도 산골 암자생활도 마찬가지였다. 시험을 앞두고 있지만 침과 뜸에 능하다는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산골 주민들을 위해 돌팔이(?)생활도 마다하지 않았다. 지금도 산골 이장님은 그때 고마움 때문에 철마다 된장, 고추장을 보내온다.

한의원을 개원했지만 제버릇 남 주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사찰이나 구청 사회복지관의 의료봉사 요청이 끊이지 않는다. 한의원 일이 바쁘기는 하지만 부부 한의사라는 이점 때문에 남편 이 원장이 의료봉사에 짬을 낸다. 그러나 매일매일의 진료에 휴일까지 계속되는 의료봉사는 부담이 아닐 수 없다. 한의학 입문 전부터 시작한 마음공부와 기(氣)수련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이런 와중에 요즘은 자체 개발한 해독-비만클리닉 프로그램 때문에 더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 이 프로그램이 비만 치료는 물론 간질환 개선, 해독처방으로 신체 균형까지 잡아준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환자들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것이다. 특히 요즘 술과 스트레스 때문에 비만과 소화장애에 시달리는 사람이 어디 한두 명인가. 이를 위해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마련했다. 한 달 이상 시간을 내기 어려운 환자에게는 일주일만으로, 자주 시간을 내기 어려운 환자는 일주일에 한 번씩 병원을 찾도록 하는 프로그램 등 클리닉을 환자맞춤형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 원장은 "술을 즐기는 중년 남성은 일주일 코스로도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주말이나 저녁시간을 이용해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이상곤기자 lees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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