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와 함께-권영시 作 '벚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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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권영시

나는 불렀네

쌍춘년 기슭에 머뭇거리는

또록또록한 봄을

나는 보았네

어두움 여과시켜

달빛 뽀얗게 묻혀진 화안대소(花顔大笑)를

나는 마셨네

고요 흔들어 허공 저울질하는

화경(花莖)에 주렁주렁한 연분홍빛을

나는 느꼈네

봄비에 바람이 뒤엉켜

화사한 체온 뚝뚝 떨어뜨리는 아쉬움을

나는 들었네

그대 떠나는 꽃 눈(雪) 위에

초년(初年)이 짓밟히는 악착같은 미소를

음! 알았네

한 때의 아름다움들 그렇게 간다는 것을

봄은 꽃의 계절입니다. 꽃으로 보고, 꽃으로 봄을 느낍니다. 꽃은 생명의 상징이고 아름다움의 상징입니다. 그런데 생명에는 죽음이, 아름다움에는 소멸이 이미 깃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꽃에서 아름다움보다 '봄비에 바람이 뒤엉켜/ 화사한 체온 뚝뚝 떨어뜨리는 아쉬움을' 느끼고, 떨어지는 꽃잎에서 '초년(初年)이 짓밟히는 악착같은 미소를' 만나게 됩니다. 마침내 '한 때의 아름다움들 그렇게 간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꽃은 때가 되면 스스로 소멸하기에 한 순간 아름다울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소멸하여 우리에게 생(生)의 유한함을 깨치게 합니다.

구석본(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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