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재반요? 안 다녔는데요."
지난 달 대전 국립중앙과학관에서 개최된 전국학생과학발명품 경진대회에서 중등부 금상을 수상한 김성주(17·상인고 2년) 군. 김 군은 지극히 평범한 학생이었다. 각종 올림피아드나 경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학생들의 예에 비춰보면 더욱 그랬다. 영재반도 다니지 않았고 흔한(?) 경시대회 전문준비 학원은 문턱에도 가 본 적이 없다. 또래들처럼 다가올 고3 수험생활이 걱정되는 보통 고교 2학년생이었다. 그런 김 군이 과학 발명품에 관심을 둔 계기가 무엇일까.
"지난 해였어요. 물리 수업 때 파동실험 장치를 이용해서 도플러 효과를 입증해 보는 내용이었는데, '노이즈' 때문에 파동을 관찰하기가 어렵더라구요. 선생님께 제 아이디어를 말씀드리고 발명품을 고안하게 됐죠."
김 군의 발명에는 끈덕진 관찰력과 호기심이 밑거름이 됐다. 발명품은 '도플러 효과'(움직이는 에너지원이 발산하는 파동의 전파속도는 일정하지만 움직이는 방향에 따라 파장이 변하는 현상. 예를 들면 기차가 다가오면서 기적소리가 점차 커졌다가 작아지는 현상)를 눈으로 볼 수 있도록 한 장치. 아크릴판 등 간단한 도구를 이용해 실험기를 만들었다. 그의 아이디어에 선생님의 조언이 합쳐진 실험도구는 성능 만점이었다.
김 군의 호기심과 창의력은 어떻게 길러진 것일까. 취미를 물었더니 큐빅 맞추기라고 했다. 특이하다. 큐빅이라면 고교생이 가지고 놀 물건이 아닌데 하는 생각이 드는데 한 마디로 반박해버린다. "큐빅은 숫자판을 계속 돌리면서도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에, 딱 맞아 떨어졌을 때의 쾌감이 더 크다."는 것이다.
물리와 천체 관측을 특히 좋아한다는 김 군. 천체 관련 책도 많이 읽었고 중학교 때는 친구들과 인터넷에서 배운 마술에 푹 빠진 적도 있다. 요즘은 온라인 게임 '스페셜 포스' 에 한창 재미를 붙였다.
이런 김 군의 장래희망은 뜻밖이었다. "대학에서 심리 상담을 전공하고 싶습니다. 타인의 숨겨진 내면을 관찰하고 치유해 주는 모습이 정말 매력적이잖아요."
최병고기자
댓글 많은 뉴스
"성추행 호소하자 2차 가해, 조국은 침묵"…강미정, 혁신당 탈당
7년 만에 악수 나눈 우원식·김정은…李대통령, 禹 통해 전한 메시지는?
우원식 "김정은과 악수한 것 자체가 성과"…방중일정 자평
[단독] "TK통합신공항 사업명 바꾸자"…TK 정치권서 목소리
고개 숙인 조국혁신당 "성비위 재발 막겠다…피해회복 끝까지 노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