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많이 읽게 된 후로 가족끼리의 대화 시간이 길어졌어요. 아이가 책을 좋아하면 부모도 바뀌는 것 같아요."
황정석(40·서구 평리동)·노영선(35·여)·다은(여·8·옥산초교 2년)이 가족은 3년째 도서관 사랑에 푹 빠져 있다. 서울에서 대구로 이사온 후 책이 너무 좋아 가족 모두가 남부, 북부, 중앙, 서부 도서관등에 회원 카드를 다 가지고 있을 정도다.
"1학년이 되니까 다은이에게도 정식 회원 카드가 발급되더군요. 제 이름이 적힌 도서 대출증을 받고 얼마나 기뻐한지 몰라요."
2년 전만 해도 다은이네는 보통의 도서관 이용 가족 수준이었다. 유치원 교사인 엄마가 간혹 도서관에서 책을 대출받아 아이에게 권하고, 어쩌다 딸 아이와 함께 열람실을 찾기도 했다. 그러다 아버지가 도서관의 유용함을 알게 되면서 '도서관 투어'는 가족의 주요한 일과가 됐다. 그 동안 사서 보던 책을 도서관 신간 코너에서 빌려 오는 일이 늘게 된 것. 엄마 몫으로만 여겼던 책 대출에 아버지가 기꺼이 따라 나서게 됐고 도서관 인터넷으로 딸이 읽고 싶어하는 책을 예약하는 것도 아버지의 몫이 됐다. 아버지가 동행하는 모습이 흔치 않다보니 황 씨는 도서관에서도 알아주는 유명인사가 됐다.
"요즘은 방학기간이라 빨리 가지 않으면 읽을 만한 책이 없어요. 남편이 쉬는 주말과 휴일에는 아침 일찍 도서관으로 갑니다."
한 번도 연체가 없다보니 독서 마일리지가 쌓여 다은이는 5권이 대출한도인 다른 아이와 달리 10권까지 책을 빌릴 수 있는 특혜도 받고 있다.
가족이 책을 좋아하게 되면서 함께 권장도서 사이트를 검색하거나 추천도서를 따로 메모해두는 일도 자연스러운 일이 됐다.
노 씨는 "다은이가 독서 습관이 몸에 배면서 어른들이 볼 법한 두꺼운 완역본에도 자연스레 관심을 갖게 됐다."며 "매주 신간도서를 기다리는 기분은 도서관 사랑에 빠진 사람들만 알 것"이라고 말했다.
최병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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