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과학기술의 성취로 인해 우리는 참으로 편리하고 윤택한 생활을 누리고 있다. 산업시대에 이룩한 과학기술의 눈부신 성과에 인간은 자신의 업적과 능력에 경탄하기 시작했고, 스스로에 매료당하며 스스로를 우상시하게 되었다. 그러나 과학기술의 진보는 한편으로 심각한 부작용을 불러왔고 과학을 통해 세상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환상이 깨져나가고 있다.
그러면 과학기술의 부작용을 줄이면서 인간의 삶을 보다 윤택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역설적으로 새롭게 전개되는 정보화시대의 모습에서 '희망'을 발견하고 있다. 첨단기술시대가 도래할수록 오히려 인성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것으로 생각한다.
첫째, 기술발전에 따라 사람들 사이에 기술적 능력의 차이는 점차 줄어들 것이다. 신분과 토지가 권력과 부를 좌우했던 농경시대, 타고난 재능을 바탕으로 한 전문기술의 보유 여부가 개인의 삶의 질을 결정한 산업시대와 달리 정보화시대가 진전될수록 인간 개개인의 능력의 차이는 사라져, 탁월한 소수의 인재를 제외하고는 대체로 비슷해질 것이다.
둘째, 첨단기술시대에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와 상호의존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사회를 움직이는 기본축이 수직적 위계구조로부터 수평적 네트워크로 바뀌면서 정보화 사회에서는 인성이 좋은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사이의 차이가 극명하게 부각될 것이다.
셋째, 디지털 기술이 고도로 발달할수록 오히려 인간적이고 따뜻한 아날로그적 감성 가치가 더욱 중시될 것이다. 하이테크(High-Tech)와 함께 하이터치(High-Touch)가 각광을 받는 시대에는 따뜻한 마음으로 주변을 돌아볼 수 있는 사람, 생명을 존중하고 인간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중시될 것이다.
앞으로 펼쳐질 시대에는 인성 개발이 중요한 과제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따라서 대학 교육도 학생들이 이러한 미래사회의 변화에 적응하고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줄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이 정도에 그친다면 일반 대학과의 차별성을 크게 부각할 수 없다. 모든 대학들이 저마다 인성교육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가톨릭계 대학들은 가톨릭 정신을 바탕으로 하여 피상적 수준의 인성교육을, 초월적 가치를 추구하는 영성교육의 차원으로 고양시킬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진정한 인성교육은 지식기술교육과 도덕교육, 영성교육이 함께 어우러질 때 완성될 수 있다. 이를 위해 구체적인 교육목표를 설정하고 다양한 교육과정 및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서경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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