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강원 전 행장 굳은 표정으로 구치소행

"한점 부끄럼 없다" 혐의 전면 부인…검찰 "사필귀정"

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과 관련해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 수감된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은 7일 자정을 넘긴 시간에 서울구치소로 향하면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말문을 열었다.

첫눈이 내린 쌀쌀한 날씨 속에 구속을 예상하지 못했던 듯 굳은 표정의 이 전 행장은 카메라 앞에서 잠시 포즈를 취한 뒤 심경을 묻는 질문에 "당시 외환은행은 위기였고, 론스타가 유일한 대안이었다"며 헐값매각 의혹을 부인했다.

그는 "모든 노력을 기울여서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었고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러움이 없으며 양심의 가책을 느낄 일은 하지 않았다"고 결백을 강조하면서 "개인비리와 관련해서는 단돈 1원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 전 행장은 6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 전에도 기자들과 마주쳤지만 혐의 시인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긴장한 듯 굳게 입을 다물고 법정으로 향했다.

그는 5시간 넘게 걸린 영장실질심사에서 세부 사안을 추궁하는 검찰의 신문에는'모른다', '기억나지 않는다'는 말로 진술을 거부했고 종종 '사실이 아니다', '억지다'며 검찰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이 전 행장의 변호인측은 검찰이 적용한 업무상 배임 혐의와 관련해 '피해 금액이라고 주장하는 액수는 (매각액) 범위 안에 있는 여러 경우의 수 중 한가지'라며 검찰과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이날 법원 안팎에서는 영장 기각 가능성도 흘러나와 검찰이 긴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정상명 검찰총장은 확대간부회의에서 영장 청구 기준을 만들어보라는 지시를 내리는 등 잇따른 영장 기각 사태와 관련해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수사팀 검사들도 거의 대부분 밤 늦게까지 남아 영장 발부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 향후 수사 전망을 논의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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