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시안게임> 야구 '도하에 남아 있는 게 고역'

아시안게임에서 대만, 일본에 잇따라 패배, 위신이 땅에 떨어진 야구 대표팀이 앞으로 더 큰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이미 전의를 상실했지만 아직도 3경기나 더 남아 도하를 뜰 수 없기 때문이다.

창피하지만 도망도 못 가고 풀리그를 마무리한 뒤 이미 '남의 잔치'가 돼버린 마당에 경쟁국이 메달 수여식까지 참석해 일본, 대만 등 경쟁국들의 의기양양한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한국에 너무도 잔인한 일정이다.

2일(한국시간) 일본전 패배 후 대표팀에는 무거운 침묵이 지배했다. 김재박 감독을 포함한 모든 이들이 고개를 떨어뜨렸다. 대한야구협회 관계자는 "팬에게 송구스럽다"는 사죄 인사까지 했다.

다음 상대인 필리핀을 비롯해 태국(4일) 중국(6일) 등은 한국보다 몇 수 아래인 팀이다.

하지만 한국은 이들 팀을 얕봐서는 절대 안 되는 처지다. 해외파가 출동한 대만은 그렇다 치더라도 사회인야구선수들로 구성된 일본에 마저 패하면서 망신살이 뻗칠 대로 뻗친 한국은 도리어 약팀과 경기에서 최선을 다해 팬들의 분노를 가라앉힐 필요가 있다.

필리핀은 제쳐놓더라도 태국 전지훈련 중인 프로야구 현대 유니콘스가 연습 경기에서 고전했던 태국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수년 전부터 조직력을 배가해 온 중국은 쉬운 상대가 아니다.

대만, 일본과 달리 3팀에 대한 전력 분석은 전무한 상태라 마구 덤볐다가는 더 큰 화를 부를 수도 있다.

집중력 해이에서 온 공수균형이 붕괴되고 투지 상실, 특히 경험이 부족한 불펜 투수들의 실투 등 '도하의 참변'을 야기한 각종 문제들은 약팀과 경기에서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

투수 아홉 명 가운데 손민한(롯데) 유현진(한화) 윤석민(KIA) 오승환(삼성) 이혜천(두산) 등을 빼고 장원삼 신철인(이상 현대) 우규민(LG) 정민혁(연세대) 등 적게 던진 투수들이 나머지 경기에서 중용될 것으로 보인다.

야수 중에서는 조동찬(삼성) 이택근(현대) 박기혁 강민호(이상 롯데) 등 이전 2경기에서 선발로 뛰지 못한 선수들이 대거 나설 전망.

금메달 꿈이 사라진 이상 부담없이 프로의 마지막 자존심을 살려 공수에서 확실한 우위를 보여주기를 기대하는 목소리가 높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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