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DJ)이 정계개편 정국에도 개입하기 시작했다.
지난 10월 '무호남 무국가' 발언으로 정치적 논란을 초래했었던 그가 25일 여권의 정계개편 움직임과 관련, 분당되기 전 민주당으로의 복원을 촉구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 이는 열린우리당의 재창당 쪽으로 쏠려 있는 노무현 대통령은 물론, 현재의 민주당 중심 정계개편을 추진했던 한화갑 전 대표와 중도세력 통합론을 기치로 내건 고건 전 총리까지 모두 겨냥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국 여권의 정계개편론에 대해 DJ 식 '훈수'를 한 셈이다.
DJ는 이날 동교동 자택으로 찾아온 장상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에게 "노 대통령도 민주당의 공천으로 당선시켰다. 당이 갈라설 때 나간 사람도 그렇게 해선 안되지만 민주당 일부에서도 '빨리 나가라, 나가면 잘 될 것'이라고 공공연하게 얘기했다."며 "모두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2003년 민주당을 분당했던 노 대통령과 한 전 대표 등 당시 당 지도부를 모두 비판했다.
그는 또한 "민주당이 갈라선 것은 큰 불행이었다."며 "이제 다시 결심할 때가 됐다. 국민이 무엇을 바라는 지 생각하면 답이 나올 것"이라고 말해 민주당 세력의 재통합을 역설한 것으로 해석됐다.
아울러 그는 "위기에 처했을 때 살아날 수 있는 것은 국민을 위해 뜻을 받들고 희생하는 것"이라며 "필요하면 희생도 해야 한다."고 말해 민주당 복원에 반대하는 세력과는 결별해야 한다는 뜻으로 비쳐졌다.
이런 발언들은 통합신당파와 당 사수파 간 갈등에 휩싸인 열린우리당에서 의원 워크숍(27일)을 앞두고 있는데다, 민주당에서는 한 전 대표의 최근 의원직 상실로 당 진로를 놓고 고민하고 있는 등의 상황과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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