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목마른 계절...뭘 마실까

요즘 백화점이나 대형소매점 등에 가면 '음료수 천국'이라 할 만큼 마실거리가 많다. 과거 탄산음료수가 주름잡던 음료시장은 이제 건강에 좋다는 발효·과즙음료 및 녹차 등으로 채워지고 있다. 올해는 어떤 기능성 음료들이 머지않아 맹위를 떨칠 더위와 싸울 채비를 하고 있을까?

동아백화점 유통센터 이영동 계장은 "웰빙 바람의 영향으로 먹을거리가 전반적으로 친환경, 유기농 제품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마실거리 역시 단순한 갈증해소 차원을 넘어 미용과 맛, 인체에 유익한 성분을 면밀히 따지는 추세"라면서 "이젠 프리미엄 음료수가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음료수 시장의 변화

음료수시장은 1980년대까지만 해도 콜라와 사이다로 대변됐지만 90년대 중반 이후 과실음료를 비롯해 곡류를 이용한 음료가 봇물처럼 출시되면서 소비자 선택의 폭이 넓어지기 시작했다. 이후 기능을 강조한 스포츠 이온음료에다 2000년대 들어서는 웰빙 바람과 함께 각종 식이섬유 및 비타민, 과즙 음료를 비롯해 녹차·야채 음료 등이 출시되면서 확고부동하게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현재 음료시장의 큰 영역은 과즙(프리이머과즙 포함)음료와 야채음료가 함께 주도해나가고 있다. 오렌지·토마토·당근·알로에주스 등 과즙음료가 전체 음료시장의 30~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일반제품보다 값이 비싼 '프리미엄 과즙음료(델몬트 골드, 썬업, 아침에 주스 등)'가 시장영역을 넓혀 올해도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망고와 후르츠로 만든 열대과즙음료 '쿠바나' 등 열대과즙 음료도 인기가 높다. 반면 콜라·사이다·환타 등의 탄산음료는 2002년 이후 해마다 매출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동아백화점의 음료 매출 실적을 분석해보면 2000년 이후부터 탄산음료는 매년 7~12% 선의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는 반면 식이섬유와 비타민음료는 2003년 후반부터 10% 이상 신장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녹차음료는 2005년 이후 연 15% 이상의 신장세를 나타내면서 음료 시장의 최대 인기품목으로 자리잡았다.

◇웰빙음료 천국

최근 음료시장에서는 결명자·구기자·녹차·산수유·메밀·둥굴레 차 등 17가지의 차를 한병에 담아 "무방부제·무향료·무칼로리로 몸을 가볍게 해준다."는 문구의 남양유업 17차 제품이 혼합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가운데 옥수수차 등 비녹차류의 신상품과 야채주스음료와 산소수 등 기능성음료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야채주스음료는 하루야채섭취량 등을 표기, 소비자들에게 야채음료를 강하게 부각시키는 마케팅을 펼치면서 매출을 매년 10% 이상 늘려가고 있다. 그동안 한국야쿠르트의 '하루야채'를 중심으로 유업체들이 주도권을 쥐었던 야채음료시장에서 올해는 롯데칠성 '유기농야채과일', 해태음료 '야채가득', 빙그레 '사과랑 야채랑' 등이 도전장을 던진 상태.

부드럽고 자극적이지 않아 가벼운 느낌을 받는 산소수 음료 역시 올해 음료시장의 새로운 축을 형성하고 있다. 한국산소수가 '라이브오투150'으로 산소수를 처음 선보인 이후 농심이 '파워오투'를 수입판매한 데 이어 해태음료가 '마시는 산소수'를 내놓았다.

이 밖에 숙취음료 시장 역시 음료시장의 '블루 오션' 공간으로 자리잡아 여명808, 컨디션 제품의 경우 동아백화점에서는 매년 7% 이상의 매출 신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동안 세계 브랜드 가치로 늘 1, 2위에 올랐던 코카콜라 역시 작년부터 무설탕·무칼로리의 '코카콜라 제로'를 출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백색우유 불패

음료시장에서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는 가운데서도 백색우유는 여전히 강자로 남아있다. 한때 백색우유가 가공우유에게 주도권을 빼앗겼으나 지난해부터 기능을 보강, 다시 힘을 쓰고 있다. 바나나·딸기 등의 과일과 참깨·호두·검은콩·검은깨 등 곡류 함유우유가 2000년대 들어 인기를 끌면서 백색우유를 눌렀으나 최근 당분과 지방을 줄인 백색우유가 다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요즘 인기있는 백색우유는 신선도와 영양은 물론이고 DHA·비타민·칼슘 등을 함유, 소화기능과 기억력을 높이는 등 다양한 기능을 내세우고 있다. 포장용기도 투명유리 또는 백색의 포장재료를 사용, 소비자에게 '순수함'으로 다가서고 있다.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김치·올리브유·콩류와 함께 요구르트가 선정되면서 요구르트에 대한 관심과 함께 매출도 증가추세다. 성장발육에 좋은 칼슘은 요구르트의 필수 함유 성분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고 장과 위, 소화기능 등에 효과적인 기능성 요구르트의 종류만도 40여 종에 이르고 있다.

◇차(茶)가 음료수

캔이나 페트병에 담은 차(茶)음료 시장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대구백화점 등에 선보이고 있는 이같은 음료로는 동서 보리수·옥수수·우롱차 캔 제품을 비롯해 지리산 둥굴레차, '보성녹차', '녹차밭에서', '생녹차', '내안에 다가온 녹차' 등 다양하다. 최근에는 '물로 만나는 상황버섯', '상황버섯수'를 비롯해 '사랑애 자스민녹차', '사월애 보성녹차'. '겨울애 다즐링 홍차', '시월애 국화차' 등 종류와 디자인이 다양해지고 있다.

이러한 차 종류의 음료는 간편하게 들고 다니면서 마실수 있다는 장점으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꾸준한 인기를 얻어가고 있다.

대백프라자점 식품관 강민구 대리는 "음료수도 웰빙시대를 반영, 녹차 관련 음료의 매출이 해마다 10% 이상 꾸준히 신장하고 있다."면서 "최근 들어선 특히 들고 다니기 간편하고 혼자 마시기에 알맞은 300~500㎖대의 제품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고 말했다.

◇커지는 생수 시장

물시장도 갈수록 커지면서 음료시장의 한 부분으로 완전히 자리잡았다. 생수가 처음 시판됐을 때만 해도 "과연 물을 사 먹는 사람이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지기도 했지만 이제 생수는 매장에서 어느 음료수보다도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구매할 때에도 산소 함유량이나 심층수 여부를 확인하는 등 세심한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국내산 '제주 삼다수', '진로 석수', '해태 빼어날 수', '순수' 등은 인지도가 높은 물 브랜드가 됐다. 최근에는 북한 금강산에서 채수한 '금강산수'를 비롯해 빙하퇴적층에서 취수한 캐나다산 '휘슬러', 일본 해양심층수로 만든 '마린 파워', 프랑스산 '에비앙' 등 수입 생수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황재성기자 jsgold@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