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개성공단 진가를 드러내다…'매력적인 공단' 변신

▲ 갖가지 호재로 개성공단 진출에 대한 지역 업체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은 가운데 지난 8일 대구상공회의소 10층 대회의실에서는
▲ 갖가지 호재로 개성공단 진출에 대한 지역 업체들의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은 가운데 지난 8일 대구상공회의소 10층 대회의실에서는 '개성공단 1단계 잔여부지에 대한 분양설명회'가 열렸다.

개성공단이 더욱 가까워졌다. 남북을 잇는 경의·동해선이 17일 시험 운행에 들어가면서 본격 운행도 그리 멀지 않았다. 이에 따라 개성공단 진출 업체들의 고민거리였던 '물류비'도 상당히 낮춰질 전망이다. 이뿐 아니라 6월 발효 예정인 한·아세안FTA에서 개성공단 물품이 한국산으로 인정받고 개성공단 지원법도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는 등 갖가지 호재가 개성공단을 '매력적인 공단'으로 변신시키고 있다. 그동안 관심이 적었던 지역 업체들도 이런 호기를 맞아 어느 때보다 더 진출의 부푼 꿈을 꾸고 있다.

◆개성공단 진출해 보니

"개성공단이 활성화되면 우리나라 기업들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뿐 아니라 통일도 자연스레 이뤄집니다."

(주)평안의 강진구 이사는 개성공단을 '희망의 땅'이라고 표현했다. "단 국내나 인근 국가에서 정치적으로 악용하지만 않으면"이란 전제를 달았다. 강 이사는 "핵실험이 있을 때도 개성공단 가동은 정상적이었다."며 "자꾸 정치적으로 연결시키니까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침구류를 생산하는 이 업체는 2005년 10월 총 7천여 평을 분양받아 지난해 11월부터 이불이나 커튼 등을 생산해 국내 내수를 하고 있다. 강 이사는 지금껏 개성공단을 10여 차례 다녀올 만큼 '개성공단통'이다. 강 이사는 "중국은 최근 10여 년 사이에 임금이 2배로 뛰었고 중국 기업과 외국 기업 간 차별도 심해 개성공단을 노크했다."고 말했다. 개성공단은 임금이 월 50달러 선인데다 출퇴근 문제나 임금 인상 등 모든 조건이 한국 기업 입맛에 맞는다는 것.

강 이사는 북한 근로자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북한 근로자 대부분이 아직 저고리에 검은 긴 치마를 입고 출근할 정도로 형편이 열악하다는 것. 강 이사는 "동족으로서 애처로움을 많이 느낀다."고 했다. 하지만 중국 근로자는 겉과 속이 다른 반면 북한 근로자는 솔직하고 정직하다고 했다. 정부 통제로 깊은 속 이야기를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강 이사는 "개성공단이 분명 매력적인 곳이지만 진출 전에 고려할 사항도 적잖았다."고 했다. 먼저 장래성을 봐야 한다는 것. 강 이사는 "임금이 싸기 때문에 봉제 등 노동집약형 산업이 유리하지만 10년 후를 내다봐야 한다."고 했다. 또 어느 정도 자금력을 갖추어야 한다고 했다. 초반에 자금이 묶이고 건설비가 우리나라의 70%에 이를 정도로 비싼 편이라 자금 운영 여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 강 이사는 "CEO가 직접 개성공단에 상주할 수 없기 때문에 상주 직원에게 경영 관리 능력을 철저히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다."고 했다.

◆지역 업계도 적극적

최근 개성공단 진출은 더 없는 호기를 맞고 있다. 최근 한미FTA에서 타결은 보지 못했지만 개성공단이 역외가공지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은데다 올 6월 발효되는 한·아세안FTA에서 개성공단 제품을 한국산으로 인정하는 등 수출 기업들의 가장 큰 관심거리인 '한국산 인정'이라는 대외 환경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개성공단 진출 기업이 국내 기업과 동등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한 '개성공업지구의 지원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고 경의선 시범 운행도 이뤄져 본격 운행되면 앞으로 개성공단 기업들의 물류비도 크게 낮아진다.

대내외 환경이 상당히 호전됨에 따라 지역 업체들도 개성공단 진출에 대해 어느 때보다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섬유나 안경, 우산·양산업계는 진출을 추진하거나 적극 검토하고 있다. 장원규 대구·경북섬유직물조합 부장은 "조건이 많이 좋아짐에 따라 진출을 고려 중인 섬유 업체가 적잖다."며 "제직업체의 경우 단독 진출을 할 것인지, 협업화를 통한 협동화사업으로 진출할 것인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안경과 우산·양산 업계는 개성공단 내 아파트형 공장 진출을 고려하고 있다. 박희중 한국광학조합 전무는 "2008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추진하고 있는 아파트형 공장을 분양하면 수십 개 업체가 한꺼번에 진출할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경의 경우 미국 수출이 전체의 40%를 차지해 원산지 문제 해결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역외가공지역 인정에 따라 진출 업체 수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이오성 한국양산조합 이사장은 "분양 가격이 아직 높은 편이라 주저하고 있지만 앞으로 가격이 낮춰지면 올 7월쯤 지어질 아파트형 공장에 집단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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