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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편지]기초학력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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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는 답일까? 물론 틀린 답이다. 어떤 시험일까? 사칙연산을 갓 배운 초등학교 저학년생의 선행학습 테스트가 아니다. 고교 신입생 학력진단평가에 실렸던 문항이고, 실제 나온 답이다. 이와 같은 분수와 소수의 사칙연산 오답률은 몇 년 전까지 해마다 10% 이상을 기록했다.

교육 당국의 통제 탓에 기초학력과 관련해서는 최근 몇 년 동안 엉뚱한 평가 결과만 나와 궁금하던 차에 얼마 전 정부가 흥미로운 발표를 했다. '생애초기 기본학습능력 지원계획'이란 걸 내놓으면서 기초학력이 모자라는 초·중학생이 18만 명인데, 이들에게 단계별로 학습능력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교육부를 비롯한 정부 7개 부처가 가난의 대물림을 막자는 취지에서 내놓은 정책이라니 참으로 믿어주고 싶다. 하지만 발표 내용을 아무리 짚어 봐도 모양새만 늘어놨을 뿐 구체적인 방법은 찾을 수 없어 답답하다.

우선 생애초기 기본학습능력이란 용어에 방점이 찍혔는데 대상인 18만 명이란 통계가 어디서 어떻게 나왔는지부터 설명이 없다. 초교 1~3학년생에게는 책임 지도를 강화하고, 초교 4~중 3학년생은 기초학력 향상을 위한 진단도구와 보정 프로그램을 개발·보급한다고 하는데 누가 어떻게 하겠다는 내용도 없다. 대학생 멘토링, 방과후활동, 주말학교 등 용어는 그럴듯한데 예산은 어디서 나와서 어떤 지원을 하겠다는 건지 모호하다.

더 심각한 것은 이 계획에 담긴 생각들이다. '국민 모두가 맡은 분야에서 최고가 될 수 있도록 한 번의 학교교육만이 아니라 국가 통합 체제를 통해 생애 고른 학습기회를 제공한다.'는 새로운 인적자원 패러다임부터 본질에서 벗어난 느낌이다. 학교교육이 안아야 할 기초학력 결손 책임을 가난에 떠넘기고, 공교육의 구조 개혁에서 찾아야 할 해결책을 인적자원 개발이라느니 국가 통합 체제라느니 하는 용어로 포장하는 발상을 보면 교육의 참된 의미를 어디서 찾아야 할지 길이 보이지 않는다.

생애초기 기본학습능력 지원계획과 함께 의결됐다는 '공학교육의 글로벌 혁신 추진 방안'을 살피다가 언뜻 문제 하나가 떠올랐다. '10%의 소금물 200g에 물을 몇g 더 넣으면 8%의 소금물이 되는가?'

중학교 1학년 수학 교과서에 나오는 문제인데 올해 대학 이공계 학과에 들어간 신입생들에게 풀어보게 했다고 한다. 그랬더니 기초적인 중·고교 수학 문제들로 치른 시험의 평균이 50점도 안 되고, 하위권 대학은 중학교 문제조차 두 명에 한 명꼴로 틀렸다고 한다. 이런 마당에 FTA 시대, 글로벌 인재 양성만 외쳐서 될 일인가. 기둥을 바로 세우고 서까래를 멋지게 얹고 싶다면 주춧돌부터 제자리에 놓을 일이다.

김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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