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주요 프로그램은?

◇정명훈 & 모차르트(개막공연: 9월 1일 오후 7시)

올해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성대한 개막을 장식할 '정명훈 & 모차르트'는 음악의 천재 모차르트의 오페라 '마술피리'와 교향곡 40번을 연주한다. 갈라콘서트 형식으로 이루어질 '마술피리'에는 소프라노 오현미 이윤숙 이숙형, 테너 강요셉, 바리톤 노운병 등 유럽과 미주지역에서 활동 중인 한국의 젊은 성악가들과 아시아필하모닉아카데미 오케스트라가 한 무대를 이룬다.

모차르트 교향곡 40번은 대부분이 장조인 그의 교향곡 중에서 단조로 된 흔치 않는 작품으로 슈베르트는 "천사의 음성이 들린다."며 찬사를 했다.

◇한국·이탈리아·일본 3개국 합작 '나비부인'(9월 13~14일 오후 7시30분, 9월15일 오후 4시)

"어느 갠 날, 저 멀리 수평선 위로 한 줄기의 연기가 피어 오르고, 한 척의 배가 나타날 거야."

이미 변심한 연인을 애처롭게 기다리는 열다섯 나비부인. 이국적인 배경과 서정적 선율로 중독성 강하게 다가오는 푸치니 오페라의 걸작으로 꼽힌다. 오페라 공동제작의 모범사례가 될 3개국 합작 오페라 '나비부인'에서는 떠나버린 남편 핑거톤을 하염없이 기다리다가 자살하고 마는 3색의 초초상을 만날 수 있다. 화려하고 애처로운 느낌의 아리아들과 이탈리아 오페라가 갖고 있는 특유의 아름다움을 선보일 것이다.

◇한국·중국·몽골 '트래디션 오브 아시아'(9월 6일 오후 7시30분)

우리나라 전통창극을 계승하는 영남판소리보존회와 전자바이올리니스트 데기의 몽골 전통음악 재해석, 중국 특유의 경극과 월극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 이번 공연에서는 너무나 동양적인, 영화 '패왕별희'를 통해 국내에도 잘 알려진 중국의 전통 경극을 완벽하게 재현할 예정이다. 아시아 3개국의 전통음악을 감상하는 동안 서양 일색의 오페라 작품 속에서 아련한 동양의 진한 정서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디 오페라단 '무영탑'(9월 20일 오후 7시30분 및 21일 오후 7시30분)

"정이 닳아서 마치가 되고 마치가 닳아서 손톱이 될지라도 심산유곡 바위마다 돌마다, 나는 네 모습을 새긴다." 서양 오페라의 전형을 갖추면서도 아사달과 아사녀의 설화를 바탕으로 한국인의 정서를 잘 반영한 창작오페라.

지난 2000년 작품의 배경이 된 경주 불국사 야외무대에서 초연을 해 화제가 됐다. 남편이 탑을 깎다 숨졌다는 꾸며낸 이야기를 듣고 자결한 아사녀를 뒤따라 아사달도 자결한다는 내용의 비극적 스토리를 담고 있다. 종교와 사회가 모두 타락한 혼란스러운 정치체제에서 지배이념에 맞서 싸우며 새 세상을 추구하는 사랑과 예술혼을 그리고 있다.

◇대구시립/서울시오페라단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10월 5~7일 오후 7시30분)

사랑과 배신, 치정과 질투, 그리고 죽음···. 미스카니가 작곡한 베리스모 오페라의 걸작. 일상에서 일어나는 사건, 인간의 추악함과 잔학성을 표현한 작품으로 간주곡이 특히 유명하다. 조용한 시골을 배경으로 일어나는, 그러나 배경과는 사뭇 대조적인 살인으로 치닫는 비극적인 사랑을 그리고 있다. 오페라는 '오렌지 향기는 바람에 날리고'와 같은 조용한 합창으로 시작되지만 진행될수록 격정적인 음악으로 바뀌며 비극을 향해 달려간다.

◇불가리아 소피아국립오페라발레극장 '오델로'(10월 12일 오후 7시30분, 13일 오후 4시)

동유럽 오페라 최고의 수준으로 알려진 소피아국립오페라발레극장은 100년이 훨씬 넘는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으며, 불가리아 음악계의 중심극장 역할을 하고 있다. 가수, 합창단, 오케스트라, 발레단, 기술스텝, 기획팀 등 상주인력을 두고 연간 10여 건의 공연을 펼치고 있다.

이들이 선보이는 오델로는 2004년 소피아국립오페라발레극장에서 초연해 극찬을 받은 작품이다. 오랜 전통과 높은 수준을 자랑하는 소피아국립오페라발레극장의 연출과 무대, 의상을 들여오고 정상급 성악가들이 셰익스피어 원작, 베르디 오페라 '오델로'에서 세계 수준의 감동을 선사한다.

◇국립오페라단 '라 트라비아타'(10월 19일 오후 7시30분, 20일 오후 4시)

오페라를 모르는 사람도 한번쯤 들어보았을 유명한 아리아로 이루어진 '라 트라비아타'는 이탈리아 오페라의 거장 베르디가 작곡한 가장 현실적이고 순수한 사랑의 오페라다. 유럽 귀족 사회의 고급 창녀와 순수한 청년의 이야기로 초연 당시 파리 사교계의 어두운 이면을 풍자해 화제가 됐다.

상징적 무대에 해석적 연출로 잘 알려진 볼프람 메링의 연출과 이탈리아 감성을 고스란히 펼쳐놓는 카를로 팔레스키의 지휘, 그리고 오페라의 새 지평을 열며 항상 기대 이상의 작품을 선사해 온 국립오페라단의 무대가 이전에 보지 못했던 새로운 차원의 '라 트라비아타'를 선보인다.

석민기자 sukmin@msnet.co.kr

♠ 다양한 특별공연

특별공연은 '오페라'라면 왠지 어렵고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고급문화로 여기는 경향이 있는 일반시민들도 어린이와 더불어 대구국제오페라축제에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획한 것이다.

'도나우 아가씨'(오스트리아 쇤브룬궁정 미리오네뜨 극장·9월 7일 오후 7시30분, 8일 오후 4시 수성아트피아 무학홀)는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실의 고품격 인형극을 대구에서 볼 수 있는 드문 기회를 제공한다. 수준 높은 레퍼토리와 사실적인 무대, 얼굴의 주름까지 표현한 섬세한 인형, 실제 의상과 다름없는 화려한 의상을 보유한 미리오네트 극장은 명실공히 세계최고로 꼽힌다. 도나우강 속에 살면서 한 번씩 수면 위로 올라와 인간들의 생활을 동경하지만, 정작 가까이 다가서지 못하는 한 여인을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코리안팝스오케스트라와 함께하는 '오페라 열린음악회'(9월 27일 오후 7시30분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오페라를 가장 대중적으로 느낄 수 있는 무대다. KBS 열린음악회 클래식 지휘를 담당하며 인천시립교향악단 지휘자로도 활동하고 있는 이경구가 지휘하고, 팝페라 가수 임태경, 김인혜 서울대 교수, 드림걸스 여성중창단, 테너 김완준 등이 출연해 새롭게 편곡된 오페라 서곡과 주요 테마를 들려준다. 특히 대구와 자매결연 도시인 히로시마의 성악가들이 무대에 오를 예정이어서 기대를 모은다.

이번 축제기간에는 또 이탈리아 명품 발레의 결정판 국립 아떼르발레또를 감상할 수 있다. 국립 아떼르발레또는 1979년 창단돼 20여 년간 아메데오 아모디오를 예술감독으로 활동해온 유수의 전문 무용단체 중 하나로 마우로 비곤제타를 1997년부터 예술감독으로 임명, 국제적인 규모로 성장했다.

발레극 '로시니카드 + 바흐에 대한 헌정'(9월 30일 오후 4시 대구문화예술회관 대극장)에서는 로시니의 생기발랄한 환희의 세계, 신과 인간의 관계가 표현된 신비로운 바흐 음악이 장난기 넘치게, 때로는 숨 막히게, 짜 맞춘 듯이 완벽하게 융합되어 아름다운 세계를 펼친다.

석민기자

♠ 소오페라 어떤 것들이 있나?

그랜드 오페라의 웅장함보다 재치와 유머 익살 등 아기자기한 재미를 연인이나 가족과 함께 즐기려면 소오페라 공연장을 찾을 만하다.

독일 칼스루 국립극장의 '극장지배인'(9월 19, 20일 오후 7시 30분, 봉산문화회관 대극장)은 재치와 유머로 가득한 작품이다. 쇤브룬궁전에서 열리는 축제를 위해 황제 요제프 2세의 청을 받고 작곡된 것으로 견실한 구성과 독자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어 모차르트의 뛰어난 기교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가족오페라 형식으로 각색된 '봄봄'(중구문화원, 9월 28일 오후 7시 30분, 29일 오후 4시, 봉산문화회관 대극장)은 우리 민족 고유의 정서를 느낄 수 있어 색다른 감흥이 기대된다. 2001년 3월 서울국립극장 초연 이후 몇 차례 더 공연됐지만 대구에서는 처음이다. 1930년대 강원도 두메산골에서 머슴으로 일하는 데릴사위와 장인 사이의 갈등을 익살스럽게 그리고 있다.

10월 17, 18일 오후 7시 30분 대구문화예술회관 중정홀에서 공연될 '결혼'(대구오페라페스티벌콰이어)은 젊은이들의 기상천외한 구혼작전을 다루고 있다. 젊고 잘 생겼지만 백수건달인 한 청년이 결혼을 위해 벌이는 갖가지 해프닝과 실수가 흥미를 끈다.

하지만 실수와 해프닝 속에서 진실한 사랑의 모습을 찾아가며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는 유쾌한 작품이다. 부부나 연인들만 입장이 가능하고, 가볍게 와인을 들면서 오페라를 즐기는 새로운 문화를 선보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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