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학부모교실 지상중계)창의적이고 주도적인 자녀 교육

"자기주도적 사고와 생활하도록 도와주라"

▲ 창의 캠프에 참가한 학생들이 미술활동을 하고 있다.
▲ 창의 캠프에 참가한 학생들이 미술활동을 하고 있다.

며칠 전 경북대학교에서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레온 레더만 교수의 특강이 있었다. 많은 국내외 학자들과 학생들이 참석한 가운데 강의가 시작되었다. 발표자가 강의를 시작하면서 가벼운 조크를 하였다. 생쥐 한 마리가 쥐구멍을 통해서 식탁 위에 치즈 한 조각을 발견한 순간 작은 소리가 들렸다. 생쥐가 귀를 기울이니 "멍멍"하는 강아지 소리였다. 생쥐는 안심한 뒤 천천히 치즈를 먹으러 나왔다가 그만 죽음을 당하고 말았다.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레더만 교수의 답을 듣고 강의장은 웃음바다가 되었다. 생쥐는 고양이에게 잡아먹혔기 때문이다. 고양이가 쥐를 잡아먹으면서 하는 말이 "요즘 같은 시대에 2개 국어는 기본이지!!". 얼마나 창의적인 고양이(?)인가! 만화 영화 '톰과 제리'에 나오는 고양이 톰에 비하면 이야기 속의 고양이는 생존을 위한 계발력이 뛰어난 경우이다.

요즘 넘쳐나는 말 중에 하나가 창의성이다. 이전까지 창의성이라고 하면 화가, 음악가, 작가, 디자이너 등의 예술 분야와 문학 분야에 한정된 단어로만 알고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 창의성은 급속한 경제적, 사회적 발달, 특히 교육, 건강, 복지 등을 실현하는 열쇠로 간주되고 있다.

창의성이란 무엇인가? 고양이가 피아노 위를 기어가다가 발톱으로 건반을 눌러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냈다고 이것을 창의적인 음악이라고 할 수 있는가? 혹은 사전에서 무작위로 단어를 추출하도록 명령한 컴퓨터에서 출력된 글이 매우 뛰어난 문학작품이라면 이 컴퓨터는 창의적인가?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니오."라고 대답할 것이다. 그러면 '창의적이다.'라는 표현은 어떤 경우에 사용되는 것인가?

창의성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할 수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듯이 대중으로부터 인정받은 사람들의 '증명된' 창의성으로, 그 업적이 특정한 영역에 알려지거나 예술적 찬사를 받거나 혹은 상업적으로 성공한 경우이다. 한편, 공개적으로 인정을 받거나 찬사를 받을 만한 결과물은 얻지 못했지만 일반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창의성을 '보통' 혹은 '평범한' 창의성이라고 한다. 자녀 교육에 있어 창의성은 자녀들 속에 잠재되어 있는 후자의 창의성을 끌어내어 전자의 창의성으로 연결시켜 주어야 한다.

자녀의 창의성을 끌어내는 중요한 방법 중 하나는 자녀가 자기주도적인 사고와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다. 주도적인 사람이란 원칙 중심의 가치관에 따라 반응하며 인간이 천부적으로 타고난 자아의식, 양심, 독립성, 상상력을 활용한다. 또한 자기 삶의 주인이 되어 가치관과 목적에 따라 반응하고 자신의 의지대로 행동하되 모든 책임을 자신이 지는 사람이다.

주도성의 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방법으로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어디에 집중하는가를 살펴보기로 한다. 종이에 원을 하나 그리고 자신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영역을 원 안에 써보자. 이 원을 '관심의 원'이라고 한다. '관심의 원' 안에 쓰인 내용 중 자신의 통제력, 즉 영향을 발휘할 수 있는 대상과 발휘할 수 없는 대상으로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관심의 원' 안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영역이 포함되도록 더 작은 원을 그려 보자. 이 원을 '영향력의 원'이라 하며, '영향력의 원'에 시간과 에너지를 집중하는 정도에 따라 자기주도성의 정도를 발견할 수 있다. 주도적인 사람은 '영향력의 원'에 집중한다. 이들은 자신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일을 중점적으로 하며 긍정적이고 적극적으로 노력함으로써 '영향력의 원'을 증가시켜 나간다.

'영향력의 원'을 자녀 교육과 관련지어보자. 자녀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영향력의 원'과 부모들이 자녀에게 바라는 '영향력 원'의 내용이 일치하는가? 지금 자녀들이 행동하고 있는 '영향력의 원'은 누가 설정한 원인가? 창의적인 사고와 창의적인 행동은 학원을 다니거나 과외를 통해서 배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녀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고 책임질 수 있는 능력 속에서 자녀에게 내재된 창의력이 향상될 수 있을 것이다.

정화숙(경북대 생물교육과 교수)

※ 매일신문사와 경북대 사범대가 진행 중인 '자녀를 똑똑하게 키우는 학부모 교실'의 특강 내용을 요약해 싣습니다. 6일 오후 4시에는 문성학 경북대 윤리교육과 교수가 '부모와 자식의 올바른 관계 맺기'를 주제로 경북대 우당교육관 101호에서 강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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