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번주 이명박 후보와 회동 전망…朴의 선택은?

'아름다운 승복' 분위기 이어갈까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3일 "적당한 때 이명박 후보와 만나겠다."고 말했다. 이 후보 역시 "우리끼린데 만나면 되지."라며 화답했다.

임태희 후보 비서실장이 이번 주 박 전 대표를 예방하면 곧바로 두사람 간의 회동 일정과 장소 등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경선 후 3주째 겉돌던 양자 회동의 분위기가 점차 무르익고 있는 것. 그렇다면 그동안 캠프 해단식 등을 통해 결속을 과시하던 박 전 대표가 경선 앙금을 고스란히 털어낸 것일까. 박 전 대표의 최종 종착지가 관심거리다.

◆선거대책위원장 맡을까=박 전 대표 측근들은 박 전 대표는 한 입으로 두 말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말한다. 지난달 20일 경선 패배 연설에서 깨끗하게 승복했던 박 전 대표를 보라는 것. 다만 그동안 승자인 이 후보 측에서 박 전 대표 측 심기를 건드린 것이 문제다. 소위 이재오 최고위원의 박 전 대표 측 '반성' 발언 등이 예다.

하지만 이 후보의 '진심'이 전달될 경우 상황은 달라진다. 이 후보 비서실 부실장인 주호영 의원도 "후보 입장에서 지금 격식을 따질 때가 아니다."며 "후보에게 가장 중요한 사람은 박 전 대표"라며 선대위원장직 요청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실제로 지난 2002년 11월 한나라당에 복당한 박 전 대표는 당시 이회창 후보 공동선대위원장직을 순순히 수락했다. 당시 박 전 대표는 '정치개혁'과 '정권교체' 외에는 별다른 조건을 달지 않았다. 불과 9개월 전에 '제왕적 총재'론으로 갈라섰던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따라서 이번 경우는 지난 2002년과는 다를 것이라는게 공통적인 관측이다. 선대위원장 수락을 통해 경선때 보인 '아름다운 승복' 분위기를 이어갈 경우 여론의 지지도 업을 수 있다. 박 전 대표측 곽성문 의원은 "박 전 대표는 협조하겠다는 약속은 지킬 것"이라며 "대신 이 후보 측에서 명분을 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주류로 백의종군할 수도=박 전 대표의 이런 선택은 전적으로 이 후보 측에 달려 있다. 이 후보측이 인사나 조직운영에서 독단적 모습을 보일 경우 박 전 대표도 선택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당장 경선 때 자신을 따랐던 30여 명의 의원들이 동요할 수밖에 없다. 이 경우 박 전 대표도 자파 세력 결집을 위해 이 후보 지원에서 한 발을 뺄 수도 있다.

실제로 이 후보측 일부는 아직 경선 앙금을 털어내지 못하고 있다. 수도권의 일부 강경파 의원들은 박 전 대표측 의원들의 배제를 주장하고 있다. 당 화합을 위해 박 전 대표 캠프 핵심들을 끌어안아야 한다는 주문도 있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로 보고 있다.

그러나 박 전 대표가 백의종군할 경우 자파 의원들이 얼마나 남느냐가 문제. 벌써 자파 의원들 중 몇몇은 이 후보측에 '백기투항'을 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박 전 대표의 선택도 여의치 않다. 당내에서는 "박 전 대표측 의원들이 적어도 교섭단체 구성요건인 20명 정도가 되면 모르지만 그 이하로 떨어지면 박 전 대표도 이 후보와 쉽사리 각을 세우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곤기자 lees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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