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눈 감은 보건당국 눈병 키웠다

지역 초·중·고 급속 확산

지난 달 초부터 생겨나기 시작한 눈병이 개학과 함께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보건당국의 늑장 대처가 눈병을 확산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 일부 시·군에서는 눈병이 특정지역에서 집중 발생해, 학생 관리가 소홀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눈병 확산

지난 달 초순부터 생겨나기 시작한 눈병은 개교와 함께 급속도로 번지고 있다. 특히 영주, 구미, 경주 등 지역 상당수 학교별로 수십 명에서 수백 명씩 눈병을 앓아 등교 중지, 격리 수업 등이 빚어지고 있다. 또 안과마다 눈병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영주지역의 경우 3일 현재 초·중 13개 학교에서 모두 572명이 유행성 각결막염 등 눈병에 걸려 등교 중지나 격리 수업을 하고 있다. 영주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달 28일 초·중 3개교 69명, 29일 초·중 4개교 116명, 30일 361명, 31일 447명 등으로 눈병을 앓는 학생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 영주시내 3개 안과의원에는 눈병 치료를 받기 위해 아침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는 환자들로 초만원이며, 환자수가 거의 3천 명에 육박했다.

경주지역에서는 모두 7개 초·중교에서 153명이 발병했으며 경산지역은 지금까지 188명이 눈병에 걸린 것으로 보고됐다.

또 포항은 현재 3개 중학교에서 학생 7명이 등교 중지됐고, 54명이 격리 수업 중이며, 성주지역에는 초·중학교 학생 60명이 걸려 36명은 등교 중지, 14명은 격리 치료를 받고 있다. 성주에는 특히 3일 하루 동안 34명이 눈병에 걸리는 등 눈병환자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구미 초·중학교의 눈병환자수는 모두 810명(우행성 각결막염 105 ,급성유행성결막염 705)으로 나타났다. 현재 구미시 초중학생들 중 461명이 등교 중지 상태며 359명이 교내에서 격리조치를 받고 있다.

특히 이번 눈병은 특정지역에서 집중 발생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경산의 경우 전체 7개 동과 8개 읍·면 가운데 유독 하양읍내 2개 중학교와 1개 초등학교에서 학생 188명이 발병, 경산시보건소와 교육청이 원인 파악에 나섰다. 50명은 완치됐지만 나머지 학생들은 현재 치료를 받고 있다.

안과 관계자는 "학생들이 눈병 걸린 친구의 눈을 만진 뒤 다른 아이들에게 장난으로 부벼 눈병이 더 확산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일한 행정

매년 되풀이되고 있는 눈병에 대한 보건당국의 대처 수준이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영주·봉화지역에 급성출혈성결막염(일명 아폴로 눈병)과 유행성각결막염 등 눈병이 급속도록 확산되고 있으며 방학이 끝나는 20일까지 눈병이 사그라지지 않을 경우 집단 전염사태가 우려돼 보건당국의 철저한 방지대책이 요구된다."(본지 8월 11일자 4면 보도)는 여론이 많았지만 보건당국은 손을 놓고 있었던 것.

영주시보건소는 개학한 지난달 20일에야 홍보자료를 내고 예방 및 홍보활동에 들어가 시기를 놓쳤다는 지적을 받았다.

경산지역에서는 10명 이상 환자가 발생해야 상부에 보고하도록 돼 있어 통계조차 제대로 잡히지 않고 있다.

학교 역시 환자가 발생해도 학생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 경산시보건소는 한 개 초교에서만 소독약을 제공해 달라고 요구해 1ℓ를 지급했을 뿐이다. 이는 교육당국이 예방 활동을 제대로 벌이지 않고 있음을 반증한다. 당국이 적극적인 대응책을 마련하지 않은 상태에서 개교를 하자 눈병 환자는 우려했던 대로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이다.

사회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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