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일자리를 만들자] 대형사업 잇따른 좌초 대구시 이번엔 다를까

"10년, 20년 …50년 대구 미래를 결정하는 일인데 신중해야죠."

대구시가 향후 '지식'을 산업에 적용해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시는 세부적으로 11가지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국제지식산업도시' 프로젝트를 내놓았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않다.

실제 대구시가 경제활성화를 위해 추진했던 굵직한 사업들이 방향성 상실과 추진력 부족으로 실패한 사례는 너무나 많다.

◆늪에 빠진 섬유활성화 정책?

밀라노프로젝트는 대표적으로 실패한 정책이다. 패션도시 대구를 일구겠다며 99년부터 시작한 밀라노프로젝트는 그동안 수천억 원을 쏟아 붓고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지난 7월 산업자원부가 전국의 32개 지역전략산업의 성과를 분석한 결과 대구의 섬유산업은 낙제점을 받았다. 총요소와 노동생산성에서 전국 평균을 밑돌았고, 자본 등 산업집적도도 전국 평균보다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대구의 제조업 생산액 중 섬유산업의 생산액 비중도 하락 추세다. 1991년 44.6%에서 95년에는 36.2%로 비중이 줄었고, 2000년에는 32.7%, 2005년에는 15.9%까지 축소됐다.

섬유산업에 대한 대구시의 의지도 예전 같지 않다. 대구시는 섬유산업을 주력산업에서 전략산업 중 하나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정부와 대구시는 2009년부터 시작되는 3단계 지역산업진흥사업에서 전통산업인 섬유산업에 대한 지원을 줄이고 메카트로닉스 등 4대 신산업에 대한 비중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시가 섬유업계의 반발을 뿌리치고 섬유산업에 대한 애정을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물류·유통기지 계획도 허사

영남권 물류기지도 '헛꿈'으로 끝이 났다. 대구시는 영남권 물류단지 조성을 위해 99년 대구 검단동 135만㎡ 부지에 물류단지를 조성키로 하고 300여억 원을 들여 검단 IC 조성에 들어갔지만 민간사업자가 나서지 않는데다 2001년 건교부가 칠곡군 지천면에 영남권 내륙화물기지를 확정함에 따라 사업이 중단됐다.

대구 복합화물터미널도 마찬가지. 대구시는 인근 및 배후지역의 공단 확충으로 물동량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 서구 이현동에 연간 350만t의 화물이 드나드는 대구복합화물터미널 사업을 계획했으나 결국 설립 11년만에 문을 닫았다.

김충환 대구시의원은 "방제 테마파크. 복합화물터미널, 검단 물류단지 등 요란하게 시작한 여러 사업들이 결국은 실패로 돌아갔다."며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환경에 맞춰 대구가 나아갈 비전 선정에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조원철 연세대 교수는 "대구가 미래산업에 대한 당위성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어떻게 실현될 수 있는지부터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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