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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프렌디(friend+dad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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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세 아들이 살았다. 밥 때가 되었다. 누워 있는 아빠에게 큰아들이 말했다. "아빠 밥 먹어." 버릇없이 키운 게 후회됐다. 다시 둘째가 들어왔다. "형 말 안 들려?" 어떡하다 이지경이 됐을까, 우울해졌다. 막내가 다가왔다. "아빠 진지 드셔야죠." 그래도 희망이 보였다. 막내의 따뜻하고 예의 바른 말에 감동한 아버지의 눈에 눈물이 고였다. 그러자 세 아들이 동시에 말했다. "얘는 무슨 말만 하면 울어."

오늘을 사는 아버지의 위상을 풍자한 유머다. 따져보면 아버지의 권위가 무너진 건 결국 아버지의 탓일 수 있다. 세상의 변화에 제대로 따라가지 못한 채, 바깥일을 핑계 삼아 살림살이나 양육을 남의 일 보듯 한 탓에 아버지가 집안에서 할 일은 더이상 남아 있지 않게 됐다는 말도 있다.

절대빈곤에 시달리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자활의 길을 열어준 그라민은행의 대출금 95%는 여성들에게 돌아갔다. 가난의 피해가 여성에게 더 치명적이라는 이유도 있었지만 유누스 총재의 믿음은 '극한 상황에서도 아이들을 끝까지 지켜주는 것은 여성'이었기 때문이었다. 대신 남자들은 돈이 생기면 무엇을 사 먹을까를 먼저 고민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었다.

동물들의 행태를 연구한 어느 학자는 철새들을 관찰, 암컷과 수컷이 평등하게 역할을 분담해 새끼를 키운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한쪽이 새끼를 지키는 시간에 한쪽은 밖에 나가 먹이를 구해 오는 역할을 교대로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간혹 교대 시간이 길어지는 짝이 있었다. 서로 밖에 나가기 싫어한 때문으로 풀이했다. 이런 짝은 십중팔구 이듬해면 짝이 바뀐다고 했다. 작고 약한 철새조차도 게으르고 일하기 싫어하는 짝과는 같이 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여성가족부가 최근 성인 직장남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가장 '이상적인 아버지상'으로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많고, 잘 놀아주는 아버지'가 꼽혔다. 친구같은 아빠, 이른바 프렌디(friend + daddy)가 아버지들의 꿈이었다. 그러나 조사대상의 절반 이상이 평일에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은 1시간도 되지 않았다. 스스로 매긴 아버지로서의 점수도 60점을 미달했다. 이런 아버지들이 가장 미안하게 느낀 아이들의 말은 "아빠 언제 와?"였다. 아이들을 기다리게 할 만치 바쁜 아빠들의 일은 과연 무엇일까?

서영관 북부본부장 seo123@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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