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 야구가 인기를 끌고 있다. 지역에서 리틀 야구단이 잇따라 창단되고 야구를 배우는 초등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리틀 야구는 일반학교의 야구부와 달리 주말에만 운영되며, '야구 꿈나무'들에게 야구의 재미와 즐거움을 가르치고 있다. 공부와 운동을 철저히 분리·병행하는 클럽식 리틀 야구의 현장을 찾았다.
▲우리는 야구 꿈나무
지난 5일 오후 3시 대구시 서구 중리동에 있는 스포츠클럽 '야수'. 꾸러기 리틀야구단 소속 초등학생 7명이 방과 후 야구를 연습하고 있었다. 아이들은 토·일요일에 야구연습을 하지만 이날은 특별 보충연습을 하는 날이다. 훈련과정은 주로 공수 위주로 진행되지만 아이들의 기초체력을 높이는데 중점을 둔다. 코치의 구령에 맞춰 왕복달리기, 좌우로 달리기 등 스트레칭을 마친 아이들은 배트를 휘두르고 공을 던지면서 타격과 수비연습을 했다. 코치의 설명을 듣는 아이들의 표정이 진지했다.
등번호 2번을 단 배현호(8) 군은 포지션이 포수다. 지난해부터 야구를 시작한 배 군은 일기장의 대부분을 야구얘기로 채울 만큼 야구를 좋아한다. 배 군은 "투수가 던지는 공을 정확하게 받았을 때 기분이 좋다."면서 "이승엽 선수처럼 훌륭한 야구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양준혁 선수를 좋아한다는 김태윤(9) 군은 2루수다. 또래들과 어울려 공을 치고 달리는 야구가 너무 재미있다. 김 군은 "야구가 너무 좋아서 부모님께 야구부가 있는 초등학교로 전학시켜달라고 조른다."고 웃었다.
꾸러기 야구단은 지난해 창단됐다. 대구시 달서구와 수성구에 야구단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초등학생 70여 명이 가입돼 있다. 아이들은 매주 토·일요일 2, 3시간 동안 야구를 배운다. 회비는 한달에 6만 원. 야구장갑만 구입하면 되고 유니폼과 단체장비는 지원받는다. 리틀 야구단에 가입하는 아이들은 증가추세다. 달서구 꾸러기야구단의 경우 작년 15명에서 올해 30명으로 두 배 늘었고 수성구 꾸러기 야구단도 같은 기간 12명에서 34명으로 증가했다.
김용희(43) 꾸러기 야구단 감독은 "아이들은 야구를 하면서 체력과 창의력을 키울 수 있다."면서 "공부와 야구를 철저히 나눠서 하기 때문에 부모들도 좋아한다."고 말했다.
▲공부에 지장없어서 좋아요
리틀 야구에 대한 부모들의 반응도 좋다. 타격과 수비를 하면서 집중력이 좋아지고 단체운동을 하면서 예의바른 아이가 됐다는 부모들이 많다.
이날 아이들의 연습장면을 지켜보던 조은실(35·여·대구시 달성군 서재리) 씨는 지난해 두 아들을 리틀 야구단에 가입시켰다. 조 씨는 아이가 갈수록 컴퓨터와 TV에 빠져드는 것이 걱정돼 야구를 시켰다. 아이는 야구유니폼도 멋있다며 좋아하고 포지션이 다양해 흥미를 가졌다. 조 씨는 "아이가 소질이 있고 야구선수가 되겠다고 한다면 말리지 않겠다."면서 "아이가 주말에만 야구하기 때문에 공부에도 지장을 받지 않는 것이 가장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곽분수(47·여·대구시 달서구 용산동) 씨도 지난해 초교 4학년인 아들을 야구부에 가입시켰다. 아이가 매일 학원을 다니기 때문에 운동할 시간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아이가 야구부가 있는 학교로 전학시켜 달라고 조를 만큼 야구에 푹 빠졌다. 곽 씨는 "주말엔 아이의 야구연습으로 놀러다닐 필요가 없기 때문에 외출비용도 아낄 수 있다."면서 "아이와 남편이 서로 야구연습을 하면서 대화도 많아졌고 더 친밀해졌다."고 말했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사진·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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