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相生)의 땅 가야산'을 연재한 지 벌써 두 달이 지났다. 그동안 가야산 정상 칠불봉(七佛峰)과 그 옆 우두봉(牛頭峰), 가야산 여신 정견모주(正見母主)의 전설이 깃든 상아덤, 억겁의 세월에 씻겨 기묘한 형상을 한 만물상(萬物相), 사람들에게 거의 알려지지 않은 건들바위와 용수폭포 등 가야산 비경들을 살펴봤다.
하지만 지금까지 소개한 가야산의 모습은 그 진면목 가운데 일부에 불과하다. 재물이 끝없이 나온다는 '화수분'처럼 한발 한발 오를수록 가야산은 그 감춰진 아름다움을 끊임없이 보여준다. 가야산의 참모습을 제대로 알려면 더 많은 땀과 노력,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이쯤에서 가야산에 관한 기본 정보를 살펴보는 것도 산을 전체적으로 조망하는 데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 같다. 가야산의 족보(族譜)를 통해 어렴풋하게나마 산의 모습을 가늠할 수 있으리란 생각에서다.
그러나 여기에서 간과해선 안 될 것이 있다. 가야산에 대한 정보는 산을 피상적으로 아는 데 그칠뿐 가야산의 진면목을 알고, 산의 정기를 폐부 깊숙이 느끼기 위해선 땀흘려 산을 올라야 한다는 사실이다.
태백산, 소백산을 거쳐 달려온 한반도의 등줄기 백두대간은 김천 대덕산에서 두 줄기로 갈라진다. 한 줄기는 덕유산으로 뻗어내려 지리산에서 포효를 터뜨리고, 다른 줄기는 낙동강을 향해 달리다 불끈 치솟아 가야산을 만들었다. 백두대간을 기준으로 하면 가야산은 동쪽으로 슬쩍 비켜앉은 셈. 가야산 정상 칠불봉에 서면 서로는 덕유산, 남으로는 멀리 지리산이 보인다. 동으로는 낙동강, 남으로는 황강을 굽어보고 있는 것이다.
가야산의 전체 면적은 60.56㎢로 대구 달서구(62.27㎢) 면적과 비슷하다. 가야산의 61%인 37㎢가 성주군에 속해 있고 나머지는 합천군과 거창군에 걸쳐 있다. 가야산의 주봉인 칠불봉(해발 1,433m)도 성주군에 자리 잡고 있다.
가야산과 더불어 합천 남산제일봉, 거창 의상봉 등을 포한한 가야산국립공원의 면적은 훨씬 넓어진다. 경북의 성주, 경남의 합천과 거창 등 2도 3개군 4개면에 77.074㎢의 면적을 포용하고 있는 것. 4개 면은 경북 성주군 수륜면과 가천면, 경남 합천군 가야면, 거창군 가북면 등 4개 면이다. 가야산과 주변 산을 포함해 1972년 10월 우리나라 아홉 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됐다.
가야란 산의 이름은 인도의 부다가야 근처에 있는 가야산에서 따온 명칭이란 설이 유력하다. 한국불교연구원이 펴낸 '해인사'에 따르면 '가야성 서남쪽에 가야산이 있으며, 정확하게는 가야시르사(Gayasirsa)라고 하는데, 이를 중국에서 간단히 가야(伽倻)라고 표기했고, 음역하여 상두(象頭)라고 쓰기도 했다.'고 한다. 그리고 범어(梵語)로 가야는 소(牛)라는 뜻으로, 산 정상의 바위가 꼭 소의 머리 형상이어서 우두산(牛頭山), 상두산(象頭山) 등으로 불리는 등 불가에서 온 이름임을 유추할 수 있다.
하지만 가야산 인근에 있던 가야국에서 따온 이름이란 설도 있다. 이 산이 옛날 가야국이 있던 이 지역에서 가장 높고 훌륭한 산이었기에 자연스럽게 '가야의 산'이라는 뜻으로 부르게 됐다는 얘기다. 가야산은 또 우두산(牛頭山), 상왕산(象王山), 상향산(象向山), 설산(雪山)이라고도 불리운다.
이중환이 지은 '택리지(擇里志)'는 우리나라의 산을 돌산과 토산으로 구분하고 있다. 이어 "경상도에는 석화성(石火星·돌 끝이 뾰족뾰족 늘어서 마치 불꽃이 피어오르는 형상)이 없다. 오직 가야산만이 뾰족한 돌이 줄을 잇달아서 불꽃 같으며 공중에 솟아서 극히 높고 빼어나다."고 적었다. 또 "임진왜란 때 금강산, 지리산, 속리산, 덕유산 등이 모두 왜적의 화를 면치 못했으나 오직 오대산, 소백산, 가야산은 왜적이 들지 못한 예부터의 삼재불입지처(三災不入之處)"라고 했다. 병란을 피할 수 있고(避兵), 먹고 살기에 적합한 곳(生利)으로 복지(福地)라 일컬은 것이다.
가야산은 선사시대 이래 산악신앙의 대상이며, 고려의 팔만대장경을 간직한 해인사를 품에 안은 불교의 성지다. 그리고 선인들의 유람과 수도처로서 민족의 생활사가 살아 숨쉬는 명산이며 영산이다. 또 자연경관이 수려해 예로부터 조선팔경의 하나, 혹은 12명산의 하나로 꼽혔다. 옛 기록들은 가야산의 산세를 두고 '산형(山形)은 천하에 으뜸이고, 지덕(地德)은 해동 제일'이라 평했다.
가야산은 4계절 모두 인기를 끄는 관광과 휴식의 보물창고다. 봄 가을에는 해인사를 찾는 인파가 줄을 잇고, 여름이면 백운동과 홍류동 계곡은 더위를 식히는 인파들로 붐빈다. 가야산의 단풍과 설경은 전국에서도 이름 나 있다. 매년 100만 명이 가야산을 찾을 정도로 가야산은 우리 민족과 더불어 어제와 오늘을 함께했고, 그리고 미래를 같이할 민족의 명산이다.
◇ 창간 61주년 기획물로 '相生의 땅 가야산'을 연재하고 있는 매일신문은 독자들을 대상으로 사은퀴즈를 마련했습니다. 민족의 영산인 가야산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을 높이고, 매일신문에 성원을 보내주시는 독자들에게 보답하기 위한 이번 퀴즈에 많은 응모 바랍니다.
▨가야산 여신의 이름은 무엇일까요?
이 여신은 가야산 자락에 사는 백성들이 가장 신성하게 받드는 여신입니다. 하늘신 이비하와 부부의 연을 맺어 대가야를 세운 이진아시왕과 금관가야 시조인 수로왕을 낳았다는 전설이 있습니다. 가야산에는 이 여신과 하늘신이 노닐었다는 전설이 깃든 상아덤(사진)은 물론 제사를 지낸 제단이 있습니다.
◇응모요령
우편엽서에 반드시 '가야산 독자 사은퀴즈' 글자를 오려붙이고 답과 연락처를 적어 20일까지 보내 주십시오.
당첨자 5명에게 가야산관광호텔 숙박권과 성주에서 생산된 농산물 상품권 등을 드립니다.
주소=대구시 중구 계산동 2가 71 매일신문사 스포츠생활부 가야산 독자 사은퀴즈 담당자 앞(700-715). 문의 053)251-1742.
글·이대현기자 sky@msnet.co.kr 박용우기자 ywpark@msnet.co.kr
사진·박노익기자 noi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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