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친절한 life씨] 하이패스(Hi-pass)

지난 6일부터 대구·경북 지역에도 빠르고 편리한 고속도로 세상이 열렸다. 서대구 나들목에 하이패스(무정차 요금징수 시스템) 전용차로가 설치된 것. '하이패스'란 차량이 고속도로 요금소를 통과할 때 차 안에 설치된 단말기와 요금소의 시스템이 반응해 자동으로 고속도로 요금이 결제되는 시스템을 말한다. 현재 대구·경북 지역권에서는 서대구 나들목에서만 유일하게 서비스가 시작됐지만, 10월 4일에는 남구미·왜관·가산 등 3개 나들목에서 하이패스 서비스가 개통하며, 오는 10월말에는 김천·구미·북대구·경산·영천·경주·화원·칠곡·의성·남안동·서안동·풍기·거창·포항 등 모두 개 18개 영업소 37개 차로에서 하이패스를 통해 무정차 통과할 수 있게 될 예정이다.

△하이패스란 무엇인가?

"딩동! 통행료 1천120원이 정상 처리됐습니다. 카드 잔액은 현재 4만8천880원입니다."

앞으로는 나들목을 통과할 때 차량을 멈춰 설 필요가 없게 됐다. 서울·경기 지역에만 집중됐던 하이패스 시스템이 지난 6일 오후 3시부터 대구 서대구 나들목에서도 서비스가 시작됐기 때문. 덕분에 당장 오는 추석부터 차량의 통과속도가 기존보다는 조금 빨라질 전망이다. 서울·경기 지역에서 대구를 방문하는 차량들은 하이패스 전용차로를 통해 달리면서 요금을 낼 수 있게 됐기 때문.

'하이패스'의 가장 큰 장점은 요금소를 통과하는 속도가 기존에 비해 4~7배 이상 빨라진다는 것. 도로공사에 따르면 종전 요금소 통과 시간이 평균 64초에서 하이패스를 이용할 경우 9초로 짧아져 평균 55초가 단축된다고 한다. 이를 통해 나들목의 상습적인 차량 지·정체 현상을 상당부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10년 간 1천200만대(화물차 300만대 제외) 차량 중 30%만 하이패스 서비스를 이용해도 연료비, 물류비, 매연 발생 감소로 1조 7천억 원의 경제 효과를 유발한다고.

달리는 차 안에서 자동 결제 시스템이 가능한 것은 무선통신 기술 덕분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적외선과 능동 주파수 방식 두 가지를 모두 사용해 차량안에 있는 단말기와 요금소 결제 시스템이 반응할 수 있도록 했다.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하이패스 전용차로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일단 단말기(OBU: On Board Unit)와 하이패스 플러스카드를 발급받아야 한다. 단말기에는 한국도로공사에서 판매하는 보급용 단말기와, GPS 등의 부가기능이 추가된 민간업체 단말기 등이 있다.

보급용 단말기(5만원)는 서대구 영업소나 칠곡(상·하) 휴게소, 동명(상·하) 휴게소에서 구입 가능하며, 민간업체의 제품(11-18만원)은 홈쇼핑이나 차량용품 전문점 등을 통해 구매 가능하다.

도로공사의 보급용 단말기가 타 제품에 비해 저가인 이유는 하이패스 시스템의 조기 정착을 위해 도로공사에서 단말기 1대당 2만원의 보조금을 지불하고 있기 때문. 판매방식도 5만원의 임대보증금을 먼저 지불하면 여기서 월 2천원의 사용료를 차감하는 형식이다. 만약 단말기를 구매한 운전자가 5개월을 사용 후 필요가 없어 반납하고자 할 때는 5개월 동안의 사용료 1만원을 뺀 4만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물론, 25개월 이후에는 단말기를 반납한다고 해서 돈을 돌려받을 수는 없다. 25개월 이후 계속 사용할 경우 더 이상의 사용료는 없다.

하이패스 플러스카드는 영업소를 방문해 신청서를 작성하면 즉시 발급받을 수 있으며, 인터넷(www.hipassplus.co.kr)에 접속해 회원 가입 후 택배를 통해 받을 수도 있다. 카드에는 인적사항을 등록하고 발급받는 기명식 전자카드와 무기명식 전자카드 2종류가 있다.

도로공사 경북본부 이영환 영업차장은 "기명식의 경우에는 분실했을 경우 남은 금액을 이전해줄 수 있는데 비해 무기명식은 분실 시 기존의 충전 금액을 고스란히 돌려받지 못하는 문제가 있고, 발급수수료 5천원이 부과된다는 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무기명식은 개인신상정보를 입력하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이 있으며, 카드를 구매해 타인에게 선물하는 것도 가능하다. 요금은 1만원에서 50만원까지 1만원 단위로 충전 가능하다. 신용카드와 연계된 신한·LG카드가 있지만 신용한도내에서 카드 결제일에 함께 청구되는 방식은 아니다. 이 역시 전자카드와 동일하게 별도의 충전을 해야만 사용할 수 있다.

△하이패스 이용의 장점

하이패스를 이용할 경우 운전자는 출·퇴근 시간대 통행료 20% 자동할인과 충전시 최고 3%의 할증을 받을 수 있어 일단 통행료 절감효과가 크다. 기존의 출퇴근 예매권의 할인시간과 동일하지만, 예매권을 이용하는 운전자만이 아니라 할인 시간대 요금소를 통과하는 모든 차량에 대해 할인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에 적용범위가 넓어진 것. 할인시간은 출근 시간은 오전 6시부터 9시까지 3시간, 퇴근 시간은 오후 6시부터 밤 10시까지 4시간, 토요일에는 오후 12시부터 4시까지 4시간 동안 할인율이 적용된다. 주의해야 할 점은 20㎞미만 구간을 이용했을 때만 할인을 받을 수 있다는 점. 20㎞가 넘는 거리는 '출퇴근 할인'을 적용 받을 수 없다.

그 외 평소 시간에는 5%의 할인율이 적용된다. 통행료가 4천원이라면 3천800원만 카드에서 차감된다.

기존의 출퇴근 예매권을 사용했던 운전자들은 종전 21.4%보다 할인율이 적은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할 수 있지만 계산해보면 그렇지 않다. 오히려 하이패스를 이용하는 것이 종전보다 더 많은 할인을 받을 수 있다. 매일같이 서대구-칠곡 구간을 이용하는 출퇴근 운전자(주6일 근무)를 가정했을 경우 출퇴근 예매권을 사용했을 때는 연간 52만원의 통행료가 들지만 3%의 할증이 적용되는 5만원 이상의 금액을 계속적으로 충전한다면 51만원으로 1년 동안 운행 가능하다. 출퇴근 예매권이나 하이패스 등을 이용하지 않고 이 구간을 운행하게 된다면 연간 66만원의 통행료를 지불해야 한다.

아직까지는 하이패스 전용차로 수가 적어 당분간은 단말기를 설치했다 하더라도 이용에 불편을 겪을 수 밖에 없다. 하이패스 전용차로로 진입해서 일반차로를 이용해 요금을 계산하고 나올 때는 단말기에 꽂혀있는 전자카드를 뽑아 요금소에 제시하면 통행요금을 지불할 수 있고, 일반차로로 진입해 하이패스 전용차로로 나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실수로 부족한 충전액을 미리 채워놓지 못했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이영환 차장은 "일단은 원활한 하이패스 차로 소통을 위해 금액이 부족하더라도 1회는 그냥 통과시키고 차적을 조회해 해당 운전자에게로 미납고지서를 발송한다."고 설명했다. 미납금의 납부기한은 보통 1개월. 만약 9월 1일날 충전액 2천원이 부족한 채로 그냥 통과했다면 미납고지서를 받아 9월 30일까지 가까운 은행이나 요금소에 납부하면 된다. 1개월 내에 하이패스 플러스카드를 충전하게 된다면 미납요금 만큼을 뺀 금액을 충전해주는 것으로 간단하게 요금을 납부할 수 있다.

△논란은?

도로공사가 하이패스 시스템 구축을 위해 투자하는 금액은 총 2천 617억 원이지만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운영경비절감은 4천554억원에 달한다. 투자에 비해 얻는 이득이 더 큰 것이다. 하지만 시스템 구축 비용의 큰 한 축을 차지하는 단말기 구입은 고스란히 운전자들의 몫으로 전가되고 있다. 이에 대한 운전자들의 불만도 이어지고 있다. 앞으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크다면 운전자들에게 단말기를 무상임대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있다.

이에 대해 도로공사는 "단말기를 무상으로 제공할 경우 추가 예산이 소요돼 결국 통행료 인상 요인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더구나 고속도로 통행과 하이패스 전용차로 이용은 운전자들의 선택사항인만큼 공사에서 일괄적으로 임대해주기는 형평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 이미 무정차 요금징수 시스템을 도입한 나라의 경우에도 단말기 구매 비용은 운전자가 부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통행료를 내지 않고 도주하는 차량이 많은 것도 개선해야 할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올 들어 지난 8월말까지 고속도로 통행료 미납 건수 53만 7천546건 중 97%(52만3천511건)가 하이패스 차로에서 발생하고 있는 것.

이 때문에 지난 8월부터는 하이패스 전용차로에 '차단기 역할을 하는 안전바'를 설치하는 고육지책을 내놓기도 했다. 안전바(차단기)는 차량진입을 감지하면 0.5초 이내에 자동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무정차 통과에는 아무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이 도로공사 측의 설명이다. 하지만 안전바가 설치된 하이패스 전용차로를 통과할 때는 안전상의 문제 때문에 시속 30㎞로 통과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 하이패스(Hi-pass)란

달리는 차안에서 멈추지 않고 통행료를 지불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차량이 고속도로 요금소를 통과할 때 차량내 탑재된 단말기(OBU + IC카드)와 무선방식에 의한 정보교환을 통해 자동으로 요금이 결제되는 시스템을 말한다.

요금소에서 차량이 주행중에 무인으로 요금을 징수하므로 차량지체 해소는 물론 징수비용(인력) 절감 및 요금소 차선설치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현재 서울 경기 인천 지역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올해 말 까지 전국 고속도로 전 구간에서 사용할수 있을것으로 보인다.

이용방법은 차량내부에 하이패스 차량용 단말기와 전자카드를 장착한후 하이패스 구간을 30Km/h이하로 주행하면 통행요금이 자동 지불 된다.

▶기존이용구간

판교 성남 청계 구리 김포 인천 남인천 시흥 하남 토평 서울 수원 기흥 오산 동수원 북수원

▶민자고속도로구간

고양 통일로 양주 별내 불암산(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의왕(의왕-과천유료도로)

▶2007년 9월 6일 개통

대전 서대구 부산 광주

▶2007년 10월초 추가개통영업소

동서울 안성 천안 용인 강안 원주 남원주 제천 청원 옥천 유성 장성 전주 정읍 왜관 남구미 가산 양산 남양산 울산

▶2007년 10월말 105개 영업소 개통

▶2007년말 까지 전국 영업소 구축예정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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