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청도군 운문면 호거산을 주산으로 하여 위치한 절이다. 운문사라고 하면 뭐니 뭐니 해도 한국 최대 비구니 강원인 승가대학이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승가대학에서 엄한 생활규범과 엄해야 할 스스로의 마음가짐, 그리고 조용하지만 흐트러짐이 없는 비구니의 모습을 보고자 찾아가지만 일반인들의 출입이 통제되어 고개만 살짝 빼고 보는 정도로 하고 발길을 돌려야 하는 곳이다.
그러나 운문사는 조화된 절집들의 배치와 이를 배경으로 흐르는 계곡의 수려함에 찾는 이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곳이다. 진흥왕 18년(557년) 한 신승(神僧)이 북대암 옆 금수동에 작은 암자를 짓고 3년 동안 수도하여 도를 깨닫고 도인 10여 명의 도움을 받아 7년 동안 동쪽에 가슬갑사, 서쪽에 대비갑사(현 대비사), 남쪽에 천문갑사(현 운문사), 북쪽에 소보갑사를 짓고 중앙에 대작갑사를 창건하였으나 현재 남아 있는 곳은 운문사와 대비사뿐이라고 한다.
그 후 원광국사가 중창하였는데, 그는 대작갑사와 가슬갑사에 머물면서 점찰법회를 열고, 화랑도인 추항과 귀산에게 세속오계를 내려줌으로써 화랑정신의 발원지가 된 곳이 운문사인 것이다.
몽골의 침략과 간섭시기에 태어난 일연 스님(1206~1289)이 청년시절부터 신라시대 고승의 전기를 정리하고 기록을 구해 1277∼1281년 운문사에서 5권 2책의 삼국유사를 완성했던 곳이 바로 운문사이다. 일연 스님은 민족수난기에 민족 자주적 의식을 넓히기 위해 위로는 고조선, 가야,후삼국에 이르기까지 역사의 기록을 통해 장구한 역사를 가진 민족임을 붓으로 기록했고, 민족수난기에 민족혼을 일깨운 곳이 바로 운문사인 것이다.
현재 경내에는 보물로 지정된 대웅보전을 비롯하여 원응국사비, 석등, 석조여래좌상, 사천왕석주, 삼층석탑, 동호 등이 현존한다. 그 유명한 처진 소나무(천연기념물 제180호)는 수령 400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해마다 솔방울이 달리고 새 가지를 뻗는다. 우산처럼 처진 소나무가 두 팔 벌려 맞이하는 듯해서 찾는 이의 기분을 좋게 한다. 우아한 멋과 거침없이 자라난 모습은 일연 선사와 삼국유사의 흔적을 간직하고 있는 것 같다. 봄이면 비구니의 정성으로 열두 말의 막걸리를 마신다고 하는 이 소나무는 운문사 한쪽에 50평을 차지하면서 행복하게 지금도 서 있다.
▨ 운문사에 대한 Q&A
▶운문사는 어떠한 자리에 세워져 있는가?
산지 가람에 속하는 운문사는 형태면에서는 평지 가람으로 건물이 배치되어 있다. 남쪽은 운문산, 북동쪽은 호거산, 서쪽은 억산과 장군봉 그리고 이들이 이룬 높고 낮은 봉우리가 돌아가며 절을 감싸고 있다. 이 모양이 연꽃 같다고 하여 흔히 운문사를 연꽃의 화심(花心)에 비유하기도 한다.
▶운문사와 화랑도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
560년 한 신승이 창건한 운문사는 608년 (진평왕 30년)에 원광국사가 중창하였다. 그는 대작갑사와 가슬갑사에 머물며 법회를 열고, 화랑도인 귀산과 추항에게 세속오계를 내려줌으로써 화랑정신의 발원지가 되었다. 오갑사 창건은 신라가 불교를 중흥하고 삼국통일을 위해 국력을 집중하여 군비를 정비할 때였다. 이때 오갑사가 운문산 일대에 창건되고 화랑수련장이 만들어졌다.
▶우리나라의 절이 산 속에 많아지게 된 까닭은?
첫째 우리민족의 뿌리깊은 산악신앙 때문이었으며, 둘째는 실리적인 '호국 호법'(나라를 지키고 불법을 지킨다)의 의지에서 산지가람이 많이 창건되었다. 셋째는 불교의 세속을 초월하려는 경향 때문이다. 넷째로는 신라 말 도선국사가 풍수지리설에 입각하여 제창한 '산천비보설'의 영향력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사찰이라고 하면 산사를 연상하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조선시대에 불교를 배척한 정책 때문이다.
▨ 주변에는 이런 곳도 있어요
▶운문사 사리암
세인의 이목에서 멀어져 고고한 산중 암자로만 남아 있던 사리암은 1천여 년의 세월이 흐른 뒤 1845년(조선 헌종 11) 효원대사가 중건하고 신파 스님이 천태각을 건립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1851년(철종 2) 현재의 나반존자상을 봉안한 후 나반존자 기도도량으로 떠오르게 되었다. 사리암은 절 이름 그대로 삿된 마음을 용납하지 않는 도량이라고 한다.
▶운문댐
운문댐은 높이 55m 길이 407m 만수 면적이 7.83㎞에 달하는 국내 최대의 상수원 전용댐으로 청도군, 경산시, 영천시, 대구광역시 수성구까지 깨끗한 생활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휴양소 주변경치가 수려하고 강 길이 1㎞, 폭 100여m로 현재는 댐 수문을 막아 강물이 얕으나 여름철에는 댐 수문을 열어 휴양소 강 하구쪽 수문까지 강물을 채워 물놀이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임당리 김씨 고택
가옥배치 및 공간구성의 특징으로는 몸채의 방향이 지형조건상 남향을 할 수 있음에도 건축 환경적으로 불리한 서북향을 하고 있다. 이는 왕을 모시는 내관(內官)으로 청도의 서북쪽에 위치하는 궁궐을 향한 단심(丹心)과 일반 반가(班家)보다 더 엄격하게 내부공간인 안채의 노출을 꺼리고 출입을 통제하며 여성의 동선을 제한하려는 주인의 의도가 건축적으로 표현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운강 고택과 만화정
만화정은 운강 박시묵 선생이 철종 7년(1856)에 세워 공부하며 학문을 강의하던 곳이다. 안방에는 찬방과 찬마루를 따로 두었고 대청에도 여름철을 위한 찬광이 따로 마련되어 있다. 안행랑에는 방앗간과, 주인과 하인들이 따로 쓰던 변소가 있어 설계에 완벽함을 보인다. 또한 내외의 구별이 엄격하던 그 당시에 여자들이 사랑채 앞을 피해서 드나들 수 있도록 뒷사랑과 안 곳간이 연결된 곳을 터서 작은 문을 만드는 세심함을 보였다. 중사랑채에는 책방과 마루방·온돌방이 있어 서당의 규모를 잘 갖추고 있다.
김시구(영남삶터탐구연구회·원화여고 교사)
참고자료 : 삶터탐구활동 길잡이(대구남부교육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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