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엑스포 '경주타워' 디자인 도용 논란

"2004년 공모전 응모작과 흡사"

▲ 황룡사 9층 목탑을 형상화한 경주타워의 화려한 야경 모습.
▲ 황룡사 9층 목탑을 형상화한 경주타워의 화려한 야경 모습.

경주세계문화엑스포공원의 상징 건축물인 경주타워가 디자인을 도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타미 준 건축연구소의 최진열 이사는 19일 "경주타워 준공 사진을 보고 2004년 7월 경주세계문화엑스포 조직위원회가 실시한 공모전에서 본 연구소와 창조종합건축사무소가 공동으로 제출한 설계안을 도용한 것을 알게 됐다."며 "조직위 측에 내용증명을 보냈으나 명확한 답변이 없어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다."고 밝혔다.

최 이사는 또 "공모전 당시 당선작에 대해서만 저작권이 조직위에 귀속되는 것으로 돼 있으므로, 우리가 낸 작품이 우수작으로 뽑혔지만 저작권은 우리에게 있다."고 말했다.

이타미 준 건축연구소는 도용을 주장하는 근거로 건물의 안쪽을 깎아 탑 모양을 형상화한 음각기법, 신라 불탑의 형상화, 유리를 소재로 한 사각형 타워, 꼭대기층 전망대 설치 등을 들었다.

이에 대해 조직위원회는 "공모전 이전인 2002년부터 상징건축물은 황룡사 9층 목탑을 재현하기로 정했다. 신라시대 목·석탑류를 비롯한 문화유산을 이미지화해 상징성을 극대화한다는 기본방향을 공모전 당시 제시했으므로 이타미 준 측의 주장은 맞지 않다."고 했다. 조직위 측은 "또 공모전에서 탈락한 다른 작품에도 이타미 준 측의 설계안과 비슷한 것이 있다."고 덧붙였다.

공모전에서 당선작으로 선정돼 설계를 한 동남아태건축사무소 전재우 대표도 "황룡사 9층 목탑, 첨성대 등 다양한 소재를 대상으로 음각이나 양각 등 다양한 기법을 동원해 설계를 했으며 자문위원회를 거쳐 현재의 경주타워로 탄생한 것"이라면서 "우수작은 보지도 못했다. 도용했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본지가 당선작인 동남아태 측의 디지털 첨성대와 복합문화센터로 구성된 '천년의 빛' 설계안, 이타미 준 측의 설계안을 비교해본 결과 동남아태 측 설계안에는 경주타워의 주 아이디어인 불탑의 음각화 등이 반영돼 있지 않아 도용 논란이 확대될 전망이다.

경주·최윤채기자 cy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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