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실력보다 창의력이 관건" CG디자이너 김완종씨

"회화적 감각도 필수 조건…실전경험 넓히는 것 중요"

▲ 김완종 (주)민커뮤니케이션 게임개발팀 기획팀장은
▲ 김완종 (주)민커뮤니케이션 게임개발팀 기획팀장은 "국내 CG는 세계적이고 앞으로도 더욱 많이 사용되는 등 전망이 밝다."며 "기술적 부문보다 그림 감각이나 창의력 등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박노익기자 noik@msnet.co.kr

영화 '디 워'가 국내 흥행에 성공하면서 컴퓨터 그래픽(CG)에 대한 관심도 한껏 높아졌다. 이 영화에선 무려 3천800여 컷의 컴퓨터그래픽 장면이 사용되었다고 한다. 또 최근 드라마 '태왕사신기'의 CG도 화제에 오르고 있다. 그만큼 사람들은 '국내 CG 기술이 세계적'이라며 새삼 놀라고 있는 분위기다. 이런 CG를 가능케 하는 사람들이 CG 디자이너다.

하지만 지역에선 이들을 찾기가 녹록지 않다. 대학마다 CG 디자이너 관련 학과는 흔하지만 막상 이들이 취업할 곳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 대부분은 취업문을 뚫기 위해 서울 등 수도권으로 올라가는 상황이다. 그래도 몇몇 게임업체들을 중심으로 지역에서도 CG 디자이너의 채용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CG의 매력은 자기 머릿속에 생각했던 것을 실제로 움직이게 만들고 다른 사람들이 그걸 보고 즐거워한다는 데 있어요."

김완종(33) ㈜민커뮤니케이션 게임개발팀 기획팀장은 경력 7년의 CG 디자이너다. 그가 다니는 업체는 온라인게임 개발업체. '란 온라인'으로 유명하다.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 10개국에 서비스하면서 많을 땐 10만 명의 동시 접속자를 자랑한다. 김 팀장은 2003년 이 업체에 입사하자마자 '란 온라인'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김 팀장은 1993년 애니메이션이 하고 싶어 대구대 전산과에 입학했다. "당시만 해도 3차원 CG가 보편화 안 된 상황이었죠. 그랙픽 툴(TOOL·도구)이 제대로 없어 기술적인 공부를 많이 해야 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는 것. "최근엔 영화부터 해서 CF, 게임, 방송 등 CG가 사용되지 않는 분야가 없잖아요. 그만큼 일반화됐죠. 툴을 잘 아는 것보다 창의력과 그림에 대한 감각이 많이 요구됩니다."

그는 CG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선 굳이 컴퓨터 관련 자격증이 필요없다고 했다. 김 팀장은 "업체들도 학점이나 자격증보다는 포트폴리오를 우선적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선 짬짬이 그림 일기 등 연습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김 팀장은 "학창 시절 플랫카드나 애니메이션 등에 사용될 2차원이나 3차원 습작을 시간 날 때마다 그렸다."고 회상했다.

그림 감각도 빼놓을 수 없다. 김 팀장은 "과거 컴퓨터 전문직으로 여겨지던 CG 디자이너가 이젠 화가로 평가받고 있다."고 했다. 이를 위해선 평소 좋은 그림이나 화보를 자주 보고 미술전시회 등도 찾아가는 것이 좋다는 것. 또 김 팀장은 "외국 등 여건이 된다면 여행을 자주 하면서 새로운 것들을 많이 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각종 공모전 참가도 권했다. 공모전 준비를 하면서 실전 감각도 익히고 자신의 장·단점을 파악해야 한다는 것. 의외로 친화력도 필요하다는 것이 김 팀장의 생각. "보통 CG와 관련돼서 프로젝트를 많이 하는데 혼자서 하는 경우는 없죠. 여러 명이 함께 작업을 하기 때문에 작업자들과의 인간적 관계도 중요하죠."

김 팀장은 CG 디자이너의 현실도 설명했다. "한 번씩 설명회를 가질 때 꼭 하는 이야기가 있죠. 정말 하고 싶은 사람만 하라고요. 이쪽이 다른 분야에 비해 봉급이 그리 많지 않아요. 또 자신의 실력으로만 평가받는 곳이죠. 열정을 갖고 뛰어들어야만 성공할 수 있는 곳입니다."

너무 서울 쪽으로만 눈을 맞추는 것에 아쉬움도 나타냈다. 김 팀장은 "우리 업체를 비롯, 대구의 몇몇 게임업체들은 서울 쪽 업체들과 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작업 환경도 많이 개선돼가기 때문에 오히려 지역에서 기반을 닦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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