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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이야기)군시절 중대장 "1번 찍어" 협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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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노무현, 1997년 김대중, 1992년 김대중, 1987년 비참하게도 노태우 찍었습니다.

군바리 시절인데 편한 군 생활을 위해서 선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때 노태우 선택하지 않은 분들은 고생을 좀 한 것으로 압니다. 당시 군대는 요지경이었습니다.

선거를 앞둔 한 달 정도 훈련이 없었고 매일 계속되는 정신교육, 당시 "민중민주주의란 무엇인가" 어느 대학교수인가의 방송을 계속 보여주면서 내용정리를 주기적으로 시키는가 하면 각종 이론(종속이론, 매판자본론 등)들을 간단하게 정리한 정훈수첩이라고 하여 군복 상의 오른쪽 주머니에 항상 지참하게 하였지요. 당시 요주의 대상 부대원들은 보안대에 몇 번씩 불려가곤 했습니다.

나는 군에서 부재자투표를 세 번 했습니다. 대통령 직선제로의 국민투표, 다음 대통령선거, 다음 국회의원선거. 대통령선거 하루 전날, 하루 전 체육대회와 회식으로 술이 덜 깬 상태인 부대원들은 중대장과의 개별 면담이 시작되었습니다.

본부중대 통신병이었던 나는 중대원들을 순서대로 들어올 수 있도록 준비하고, 커피를 타서 들어오는 중대원에게 주었습니다. 나 또한 순서에 따라 중대장실에 입장하였습니다.

"도와달라", "무슨 말인지 알제." 단지 이말뿐이었습니다.

당시 일명 중대장 '따까리'였던 나는 중대장님의 말을 거부할 수 없었습니다.

선거 당일 설치된 투표소에서 1번 노태우를 찍었습니다. ㅠ ㅠ

지금 군대에서는 생각도 할 수 없는 일이 그 당시에는 가능했지요. 12월 19일날 우리의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여 대한민국의 새 일꾼을 뽑는 자랑스런 국민이 되시길 바랍니다.

전병태(대구시 서구 평리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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