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공산' 대구 중·남구 한나라 공천 '안개속'

대구 중·남구의 한나라당 공천향배에 지역정치권이 주목하고 있다. 공천에 근접해 있다는 평가를 받던 박영준 당선인비서실 총괄팀장이 15일 돌연 총선출마 대신 청와대행을 택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이 지역 공천구도는 혼전양상으로 급반전됐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청와대수석과 새 정부 조각인선을 주도해 온 박 팀장은 공개적으로 공천신청을 했지만 14일 저녁 당선인과 2시간여 동안 독대를 한 뒤 출마포기를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인사비서관으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대구 중·남구는 곽성문 의원이 한나라당을 탈당, 무주공산(無主空山)지역이 되자 무려 14명이 공천을 신청한 공천 격전지로 떠올랐다. 그러나 지역에서는 당선인이 낙점하는 인물이 공천을 받을 것이라는 소문이 돌았고 지역 민심도 이를 수용하는 분위기였다. 박창달 전 의원과 이주호 청와대 교육과학수석내정자 등이 모두 비켜가면서 박 팀장의 낙점설이 기정사실화되는 듯했다.

하지만 박 팀장의 총선 불출마로 이 지역 공천이 안개 속으로 빠져들었다. 박 팀장의 청와대 합류소식이 전해지자 다른 공천신청자들은 저마다 공천을 자신하고 있다. 한나라당 사무처 출신의 모 예비후보는 강재섭 대표와의 친분을 과시하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다른 예비후보는 경선때부터 당선인을 도왔다는 전력을 내세우며 공천을 장담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앙에서 공천자를 내려보내는 '전략공천' 가능성도 지역 정치권을 중심으로 흘러나오고 있다. 이유는 대안부재론. 공천신청자들 중 현재까지 뚜렷하게 부각되는 인사가 없고, 향후 대구경북 공천 과정에서 개혁공천론과 물갈이론 등이 복잡하게 전개될 경우 전략 공천지역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이 지역에 정통한 한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박 팀장이 불출마하면서 이 지역 인물들은 고만고만한 것이 현실이다. 누가 뛰어나다고 할 수 없고, 민심도 특정인에게 쏠리지 않고 있다."고 말해 전략공천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