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민주당이 4·9총선을 앞두고 지난 23일 오후 공천신청을 마감한 결과, 대구경북을 비롯한 영남권이 극심한 인물난에 허덕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구에서는 12개 선거구 가운데 중·남구의 황두연(55) 통일부 통일교육위원밖에 없고, 경북에서도 15개 선거구 중 포항 남구·울릉의 허대만(39) 전 포항시의원과 포항 북구의 오중기(41) 전 영남대 총동창회 상임이사 등 둘뿐이었다. 울산에는 공천 신청자가 한 명도 없고, 부산경남에서는 각각 3곳에 한명씩 신청했다.
이 같은 영남권 접수 상황은 민주당 역사상 최저로 꼽히고 있다. 야당 때인 새정치국민회의 시절이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집권후인 새천년민주당, 그리고 민주당과 열린우리당,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 통합민주당으로 이어지면서도 대구경북지역에서 총선 때마다 대부분 지역에서 후보를 출마시켰던 상황과는 대조적이다.
그 원인은 일차적으로는 통합민주당의 위상이 여당에서 야당으로 전락한 데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17대 총선때와는 달리 한나라당에 맞설 정치적 대항마가 자신들 뿐 아니라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를 축으로 한 자유선진당이 부상하고 있어 지지율에 대한 기대치가 더욱 낮아질 것이란 우려도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연말 대선을 치른지 불과 4개월 후 총선을 실시하게 됨으로써 한나라당 측의 '집권 프리미엄'이 과거 정부 어느 때보다 강하게 작용할 것이란 우려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물론 구여권 혹은 청와대 출신 인사들 중 다수가 무소속 출마를 준비중이어서 이들까지 포함할 경우 지역에서의 구여권 후보 출마자들은 늘어나기는 한다. 대구의 경우 대통합민주신당을 탈당했던 유시민 의원이 수성 을에서 한나라당 주호영 의원과, 김충환 전 청와대 비서관과 권형우 한국공항공사 감사는 달서 갑과 을에서 각각 한나라당 박종근·이해봉 의원과 맞설 움직임이다. 통합민주당은 다음주 공천신청을 추가로 받을 계획이어서 출마 희망자들이 지금보다 더 늘어날 것이라는 희망을 놓치는 않고 있다.
한편 통합민주당 강세지역인 광주와 전남북 등 호남권에서는 총 31개 지역구에 202명이 공천을 신청, 6.5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으나 전국적으로는 지난 총선 당시의 지역구를 기준으로 총 243개 선거구에 486명만이 신청, 2대 1의 경쟁률에 그쳤다.
서봉대기자 jinyo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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