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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집]'안동손묵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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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게 썬 묵은 김치와 찢은 김, 계란 노른자 지단과 무생채를 고명으로 얹고 깨를 살짝 뿌린 메밀묵은 잊혀진 미각의 기억을 끄집어내고 묵사발과 함께 나온 조밥은 기름진 쌀밥에 익숙한 혀에 새로운 미감을 톡톡 터뜨린다.

대구 남구 봉덕2동 고산골 초입의'안동손묵촌, 472-2326'에 가면 주인 권경희씨가 시어머니로부터 배운 솜씨를 이용해 직접 쑨 메밀묵으로 묵조밥을 내놓고 있다.

뜨거운 물에 한번 불린 메밀을 곱게 갈아 즙을 내고 이를 센 불로 끓이고 식혀 묵을 만드는 과정은 꼬박 하루가 걸린다. 한 번 묵을 쑤는 양은 메밀 한 발 가량. 그래서인지 들인 정성만큼 맛은 부드럽고 고소하다. 입에 넣자마자 녹듯이 목으로 술술 잘 넘어간다. 가늘게 썬 묵채는 마른 새우·우엉·멸치 등 10여 가지 재료로 우려낸 육수와 어울려 별미다. 메밀묵의 탱글탱글한 탄력성을 느껴보려면 쟁반묵을 주문해도 좋다. 큼직하게 썬 묵은 입안 가득히 포만감을 준다.

찬으로 나오는 백김치와 김장김치도 시원한 맛에 입맛을 더욱 돋운다. 이 때문에 주말엔 대덕산을 등반하고 하산 길에 이 집을 찾는 단골들이 많다.

고향이 안동인 권씨는 메밀묵 외에도 찹쌀과 무·엿기름·생강·고추 등으로 만든 매콤하고 달착지근한 식혜와 감주를 선보이고 있다. 부재료인 생강을 많이 넣은 식혜는 곰삭은 밥알과 무가 씹히는 질감이 뛰어나고 뒷맛이 깔끔하며 감주는 시원한 단맛이 좋다. 묵조밥 4천원, 쟁반묵 5천원, 메밀파전 5천원, 안동식혜 2천원.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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