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스포츠 현장에서 일어난 가장 끔찍한 부상은 23일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아스날과 버밍햄 시티와의 경기에서 일어났다. 아스날의 에두아르두 다 실바는 경기 시작 3분 만에 버밍햄 시티의 수비수 마틴 테일러의 강한 태클에 발목이 꺾여 중상을 입었다. 10여분 간 그라운드에 죽은 듯이 누워 있던 에두아르두는 들것에 실려 나갔고 9개월여의 회복 기간을 가져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에두아르두는 병원에서 "처음 테일러의 발을 볼 때 공포를 느꼈고 태클을 당하는 순간 모든게 끝이 났다고 생각했다"라고 끔찍했던 순간을 되돌아봤다. 브라질 출신으로 크로아티아에 귀화, 크로아티아 대표팀의 주공격수이기도 한 에두아르두는 6월에 열리는 2008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참가가 어렵게 됐다.
이에 앞서 '축구 황제' 호나우두(AC밀란)도 14일 리보르노와의 리그 경기에서 교체 투입되자 마자 왼무릎 인대가 파열되는 심각한 부상을 당했다. 호나우두는 앞으로 최소한 9개월의 재활 기간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고 크게 낙담한 호나우두는 "현역 은퇴를 고민 중"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호나우두는 폭발적인 순간 스피드와 화려한 드리블, 천부적인 골 감각으로 펠레를 이을 최고의 선수로 떠올랐으나 전성기를 맞이해야 할 23살(1998년)부터 25살(2000년)까지 인테르밀란에서 뛰던 시절, 두 차례 무릎 수술을 받았다. 이후 레알 마드리드에 옮겨 가서도 상체의 과체중으로 인해 고질적인 무릎 부상에 시달리는 등 예전과 같은 모습을 찾지 못했다.
지난해 각종 상을 휩쓸며 최고의 선수로 떠오른 카카(AC밀란)도 최근 팔레르모와의 경기에서 상대 선수와 충돌, 무릎 부상을 당했고 다른 팀 선수들의 거친 플레이로 제 컨디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시간을 거슬러 살펴보면1980년대 후반과 1990년대 초반 네덜란드의 특급 스트라이커였던 마르코 판 바스턴은 절정을 치달을 나이인 28살에 고질적인 발목 부상에 굴복, 조기 은퇴했다. 아시아 출신 최고 스타로 평가받는 차범근도 1980년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던 시절, 무자비한 태클로 선수 생명이 끝나버릴 뻔한 적이 있었다. 1990년대 초반 한국 축구의 희망으로 불렸던 김병수도 상대의 거친 플레이에 무릎과 발목이 고장 나면서 '비운의 축구 천재'로 일찍 그라운드를 떠나야만 했다.
부상을 피하기 힘든 것이 스포츠이지만 특히 신체 접촉이 많은 축구 선수는 숙명처럼 무릎과 발목 부상을 지닌 채 살아간다. 자신의 관리 소홀이나 상대의 거친 플레이로 인해 예기치 않게 재능을 잃어버리는 스타를 보는 것은 스포츠 팬에게 크나큰 상실감을 일으킨다.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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