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날개를 단다는 대구지역 직물업체. 하지만 요즘 지역 섬유업체 CEO들은 전혀 즐겁지 않다.
환율상승은 수출에 유리하지만 수입물가를 고스란히 상승시키기 때문에 원사값이 뜀박질치고 있다는 것. 더욱이 국제유가까지 급등, 원사값 상승세를 부채질하고 있다.
대구 성서공단의 한 제직업체 CEO(49)는 "물건너 오는 것은 뭐든지 다 오르니 환율상승효과로 인한 수출증대는 거의 없다"며 "수입물가가 너무 오른다"고 하소연했다.
수입물가가 글자 그대로 '폭등세'를 보이고 있다. 유가 등 국제 원자재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데다 환율까지 오르면서 수입물가를 거침없이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특히 주춤했던 환율이 15일 다시 상승세를 나타내면서 '물가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1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지난달 수출입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원화 기준)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8.0%나 올랐다. 외환위기 때인 1998년 6월(30.1%) 이후 9년 9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
수입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7.5%를 쏘아올린 뒤 11월 13.7%를 기록, 두자릿수 상승률로 올라서더니 12월 15.6%, 올해 1월 21.2%, 2월 22.2% 등으로 폭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의 전달 대비 상승률도 8.2%로 1998년 1월(17.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수입물가가 이처럼 폭등세를 나타낸 것은 원자재와 중간재가 대부분 크게 오른 탓이다. 원유는 전달에 비해 11.5%나 상승했으며 액화천연가스 9.4%, 동광석은 11.0%나 뛰었다.
중간재도 국제 원자재 및 유가 상승세가 지속하면서 경유 18.0%, 휘발유 8.7% 등 석유화학 제품 및 금속제품 등을 중심으로 크게 올랐다. 원자재 가격 이외에 원/달러 환율의 상승도 지난달 수입물가 상승에 큰 영향을 미쳤다.
한국은행은 "원유 가격이 오르면 모든 수입물가에 충격을 주는만큼 국제원유 선물가격 등을 고려할 때 수입물가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원/달러 환율이 15일 980원대로 급등, 다시 급상승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날 우리나라 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7.20원 급등한 986.9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980원대로 상승한 것은 지난 1일 이후 2주만이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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