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국제공항의 '국제'는 과연 허울뿐인가.
2004년 KTX 개통으로 대구국제공항의 국내선 수요는 추락했고, 관광수요 부족으로 적자를 본 항공사들은 국제선 노선도 일부 폐쇄했다. 대구시는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 대회를 앞두고 관광자원 개발에 몰두하고 있지만, 대구공항의 경쟁력 실추로 대구의 하늘길은 먹구름에 싸여 있다.
◆운항시간이 연장돼도 제자리걸음?=지난 7월 말 14시간(오전 7시~오후 9시)이던 항공기 운항시간이 16시간(오전 6시~오후 10시)으로 연장됐다. 대구시가 공항 활성화를 위해 국방부, 국토해양부를 찾고 인근 공항 주민들을 설득하면서 얻은 성과다.
하지만 운항시간 연장이 아직까지는 국내·외 노선 개발에 크게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운항시간 확대로 지난여름 대구~홍콩·오사카 노선 전세기를 임시 운항했을 뿐 정기노선은 개발하지 않았다. 아시아나항공은 아무런 움직임도 없다.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대구경북에서 빠져나가는 수요는 좀 있지만 일본, 중국이나 유럽 등지에서 대구를 찾는 수요가 거의 없기 때문"이라며 "관광객을 빨아들이는 인프라 창조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초라한 '국제'공항=지난 2001년 1천200여억원이 투입돼 국제선 청사를 만든 대구국제공항은 현재 중국과 태국 2개국에 5개 노선을 운영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대구~방콕을 수·일요일에, 아시아나항공은 대구~상해를 월·목요일에 주 2회 운항할 뿐이다. 나머지 대구~상해·심양·북경·청도를 중국의 4개 항공사가 맡고 있지만 수요가 없으면 곧 없어지는 노선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7월부터 대구~북경 노선을 적자를 이유로 뺐다.
여행사 관계자는 "어려운 형편에 여행상품을 만드는 데 한계가 있고 한시적으로 운항되는 전세기에 따라 상품을 맞추느라 애를 먹는다"고 했다.
여행업계에서는 일본 노선이라도 뚫어 활로를 찾자고 입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한·일 항공자유화 조치 이후에도 일본 노선 개척은 수요 부족으로 불투명한 형편이다. 대한항공 대구~오사카 심야 전세기가 지난 성수기 때 잠시 운항됐고, 대한항공 대구~홍콩편이 7월 말부터 8월 중순까지 운행했을 뿐이다.
◆국내선도 초라할 뿐=국내선도 KTX, 리무진버스 등에 밀려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1일 대한항공이 대구~김포 노선을 중단했고, 같은 달 아시아나항공도 같은 노선을 폐쇄했다. 현재 대구공항의 국내선은 대구~인천·제주 2개뿐이다.
대구~인천 노선 확대도 시급한 형편이다. 이 구간은 대한항공이 매일, 아시아나항공이 월·목요일 운항하고 있지만 고속버스 리무진은 하루 왕복 60차례 오가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대구~제주 운항은 순조롭지만 대구~인천은 수요에 비해 공급이 크게 부족한 상태여서 항공사에 노선 확대를 요청해 놓았다"며 "저비용항공사 유치도 시급하다"고 했다.
서상현기자 ss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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