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원자력 발전 50% 생산…'그린에너지 거점' 대구경북

[신재생에너지 대구경북이 최강자] (하)원자력 강점 키우자

▲ 경북 동해안의 원자력발전소와 방사성폐기물처분장. 경북동해안이 단순히 원자력발전과 그 폐기물을 처리하는 곳이 아니라,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각종 원자력 관련 산업의 거점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매일신문 자료사진
▲ 경북 동해안의 원자력발전소와 방사성폐기물처분장. 경북동해안이 단순히 원자력발전과 그 폐기물을 처리하는 곳이 아니라, 새롭게 부상하고 있는 각종 원자력 관련 산업의 거점이 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매일신문 자료사진

'저탄소 녹색성장'이란 국가비전이 성공적으로 실현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분야가 원자력이다. 원자력은 온난화라는 범지구적 환경문제를 완화하고 새로운 수출산업이 될 수 있는 우리의 '보물'임에 틀림없다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실제로 우리는 원자력의 위력을 실감했다. 불과 몇년 전 배럴당 10~20달러대에 불과하던 국제유가가 최근 급등했는데도 안정적인 전기요금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발전량의 40% 정도를 부담하고 있는 원자력 덕분이다.

게다가 그동안 우리가 '필요악'이라고 여겼던 이 원자력이 새로운 르네상스를 맞으면서 국부를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원천으로 부상하고 있다.

◆원자력은 성장동력 그린산업=세계 원전시장은 1970년대 1차 붐 이후 주춤하다가 최근 들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미국이 향후 15년간 30기, 러시아가 40기, 중국과 인도는 각각 20기와 17기 건설을 계획 중이다. 핀란드 스웨덴 일본 프랑스 등도 추가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늘어나는 전기 사용량에 맞추려면 현재의 발전 비율을 유지하더라도 2030년까지 20여기의 원전을 더 지어야 한다.

세계적으로는 2030년까지 300여기 이상이 지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시장 규모는 무려 700조원(1기당 2조5천억원)에 이른다.

그렇다면 국내 원자력산업의 국제 경쟁력은 얼마나 될까? 지난 10년간 경수로 건설경험을 가진 나라는 우리와 일본, 프랑스뿐이다. 그리고 우리나라의 원전 건설비용은 ㎾당 1천508달러로, 프랑스(1천828달러)와 미국(1천894달러)보다 훨씬 싸다. 원전의 안정성을 나타내는 운전 정지율(연간 건수/기)도 미국(0.8회)과 프랑스(1.8회)에 비해 크게 낮은 0.5회에 불과하다. 한마디로 우리는 세계 최고의 원전 건설능력과 운영능력을 갖춘 셈이다.

포스텍 김무환 교수는 "대형 상용원전의 경우 1기만 수출해도 부가가치가 2조5천억원에 달하기 때문에 10기를 수출하면 우리나라의 GDP가 3%나 급등한다"면서 "중소형 원자로의 부가가치도 6천억원, 연구용 원자로는 2천억원에서 6천억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 원전시장이 크게 확대되는 요인은 에너지 수급 불균형 확대와 장기화 및 이에 따른 에너지 안보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슈로 대두된 때문이다. 또 아이로니컬하게도 지구환경 파괴에 따른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글로벌 공조체제 확산이 1기당 연간 700만t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는 원전을 필요로 하고 있다.

태양광·풍력 등도 주목을 받지만 경제성이나 에너지원으로서 안정성과 공급 신뢰성 측면에서는 단연 신규 원전건설이 앞선다.

한전경영연구소 안남성 박사는 "그러나 원전이 수출산업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국내 원전산업계의 구조개편과 원천기술 개발,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등 핵주기사업 진출, 원자력 외교 강화 등 난제들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경북의 강점과 보완 과제=울진·월성 등 경북 동해안은 국내 원자력 발전량의 50%를 생산하고 있고 30여년간 논란을 빚었던 중·저준위방사성폐기물처분장도 유치했다. 또 한수원, 한국전력기술, 양성자가속기 등 원전관련 기업과 시설이 우리 지역에 들어설 예정이다.

그러나 '국가를 위해 오랫동안 희생해온 대구경북을 위해 과연 국가는 무엇을 했느냐'는 자괴감과 아쉬움이 여전히 남아 있는 것이 사실이다.

원자력 전문가들은 "국책연구소 부재, 관련 산업체 및 전문 교육기관 취약, 주민의식·홍보 취약과 같은 문제를 해결해야 향후 원자력산업의 거점으로 대구경북이 커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제2원자력연구소 및 핵융합연구소 유치 ▷양성자가속기 및 방사광가속기와 연계된 최첨단 가속기 연구벨트 조성 ▷경북대·포스텍 등 현재의 교육역량을 종합할 수 있는 원자력 전문교육과정 개발 ▷원자력 관련 산업체 유치 등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원자력은 신재생에너지 사업과 연계된 연구 및 산업 개발을 통해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원자력과 수소에너지, 양성자가속기와 풍력, 양성자가속기와 연료전지 등이 시너지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대표적인 분야다.

포스텍 김무환 교수는 "연료전지의 원료인 수소 생산의 경제성 확보가 큰 과제"라면서 "이로 인해 초고온가스 원자로에서 나온 950℃ 이상의 고온열을 이용해 물을 고온열분해함으로써 수소를 생산하는 '원자력수소 생산시스템'이 관심을 끌고 있다"고 말했다.

원자력수소는 원자력과 물을 원료로 수소를 생산하기 때문에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고, 에너지밀도가 높아 작은 부지에서 대량의 수소 생산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기획탐사팀=석민기자 sukmin@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