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아침부터 민원 차량으로 북적대던 대구의 관공서 주차장이 22일 하루동안 텅텅 비었다. 대구시가 '세계 차 없는 날'을 맞아 22일 0시부터 자정까지 대구시청과 구·군청, 사업소, 주민자치센터 등의 주차장을 모두 폐쇄했기 때문이다.
북구청의 경우 직원들이 탄 통근버스가 들어올 때만 문을 개방할 뿐 아예 승용차 출입문을 잠가버렸으며, 수성구청의 경우에는 아예 철제 바리케이트로 진입로를 막은 상태다. 담장을 허물어 출입문이 없는 서구청과 달서구청은 꼬깔을 세워 아예 승용차의 진입을 막았다.
관공서를 찾은 시민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차를 돌리는 수밖에 없었다. 이날 오전 주민등록등본을 떼기 위해 서구청을 찾았다는 김옥자(54·여)씨는 "구청에 차가 한 대도 없어 특별훈련이 있는 날인줄 알았다"며 "'차없는 날'이라는 말을 여기 와서 처음 들었는데 구청 직원들만 하는 게 아니냐"고 되물었다.
대다수의 공무원들은 22일 하루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구청의 한 7급 공무원은 "낮에 시민단체들이 구청 주변 골목길을 돌면서 직원 차량 불법주차여부를 감시한다고 해 차를 가지고 나올 엄두조차 못냈다"고 했다.
하지만 대구시 산하 관공서만 '차 없는 날'을 준수했을 뿐, 나머지 관청들은 제각각이었다. 남부경찰서의 경우 직원들의 차량은 경찰서 주차장 진입이 가능했으며, 민원인 차량도 주차했다. 남구 대명동의 보훈청 건물도 모두 주차장 이용이 가능했다.
수성구청 한 공무원은 "직원들 사이에 우리만 쇼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많았다"며 "범시민적 행사로 만들려는 노력이 선행되야 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출근시간대 대중교통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한 서울과 너무 비교된다는 지적도 있었다. 공기업 직원 박모(36)씨는 "더 많은 시민들이 차없는 날 행사에 동참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서울시와 같은 인센티브 정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회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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