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李대통령 새해 국정연설 주요내용은?

"돈 돌게 하고 일자리 창출…민생 촘촘히 살핀다"

이명박 대통령은 2일 취임후 첫 신년 국정연설을 통해 2009년 국정운영의 4대 기본방향을 제시했다. ▷비상경제정부를 구축해 경제위기 극복에 매진하고 ▷민생을 촘촘히 살피는 따뜻한 국정을 전개하고 ▷선진일류국가를 향한 개혁을 중단없이 추진하고 ▷녹색성장과 미래 준비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집권 2년차의 비전 제시다.

◆비상경제정부=이 대통령은 올해 정부를 '비상경제정부'로 명명했다. 이어 시장에 돈이 돌도록 20조원 이상을 은행에 지원했고 앞으로도 은행이 기업과 가계에 대한 대출을 원활히 할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의 자본을 늘려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도 11조원 이상 확대한다. 중소기업을 지원하다가 문제가 생긴 경우에 사후 책임을 면제하는 제도도 곧 시행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투자 확대를 위해 감세와 규제완화, 서비스산업 선진화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했다. 경제계와 힘을 합쳐 투자를 늘리고 외국인투자 유치에도 힘쓰기로 했다.

내수 진작을 위해 상반기에 정부 예산 집행이 60% 이상 이뤄지도록 하고 그 혜택이 지방과 중소기업에 우선적으로 돌아가도록 하겠다고 했다.

일자리 창출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정부가 7만개의 청년 인턴 일자리를 만들었다"며 다양한 국제경험을 할 수 있는 연수, 취업 프로그램인 글로벌 청년리더, 미국에서 18개월 동안 일하면서 배울 수 있는 WEST 프로그램이 시작된다고 소개했다. 정부가 하고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담겨 있는 웹사이트(www.work.go.kr)에 접속해보라고 권했다.

이 대통령은 청주의 프레스공장이 근로자를 해고하는 대신 휴직 처리해 일자리를 지킨 사례를 언급하며 이런 경우 근로자 임금의 4분의 3을 지원하고, 중소기업이 청년 미취업자를 인턴으로 고용할 경우 임금의 절반을 책임지겠다고 했다.

◆민생 챙기기=이 대통령은 국민 살림살이에 걱정인 것은 가계대출 이자와 교육비 부담, 직장을 잃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라고 정리했다. 지난해 한국은행이 기준 금리를 내린 것은 어려울 때 금리마저 높으면 서민의 삶이 한계상황에 몰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계속해서 가계와 중소기업의 금리 부담이 완화되고, 불법 추심이 근절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일하는 저소득층에 최대 월 120만원까지 지원 ▷대학등록금 지원 확대 ▷결식학생 지원 ▷사회안전망 확충 ▷긴급지원 제도를 민생정책으로 설명했다.

◆개혁 계속=이 대통령은 부패와 비리에 대해 단호히 처리할 것이란 의지를 밝혔다. 특히 서민을 괴롭히는 폭력이나 범죄에 대해 엄단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법치와 함께 도덕과 윤리수준을 끌어올리는 의식개혁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규제개혁과 공기업 선진화, 교육개혁은 반드시 이루겠다고 했다. 올해 추가적으로 규제개혁 조치가 단행되고 지지부진하다는 평가를 듣고 있는 공기업 개혁과 교육 개혁이 속도를 낼 것임을 시사한 대목이다. 특히 공기업 선진화와 관련해 "농협을 농민에게, 수협을 어민에게 돌려주겠다"고 말해 농협과 수협의 전면적인 개혁을 예고했다.

◆녹색성장=이 대통령은 녹색기술산업과 첨단융합산업, 고부가 서비스산업을 3대 신성장 동력으로 잡았다. 녹색뉴딜 정책을 본격적으로 점화 ▷신재생에너지의 원천기술 개발 ▷건물과 교통의 에너지 효율화 사업 ▷폐자원 활용사업을 대대적으로 전개하겠다고 했다. 이를 위해 대통령 직속으로 '녹색성장위원회'를 설치하고 '녹색성장기본법'을 제정할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3대 강 살리기 사업으로 2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된다고 했다. 또한 단순 치수사업이 아니라 환경보전, 수량 확보와 수질 개선, 관광레저 산업 진흥 등 다목적 효과를 갖는 사업으로 개념을 잡아 4대 강 살리기가 입체적으로 진행될 것이란 기대를 낳게 했다. 이와 함께 4대 강 유역도 친환경 공원으로 조성하고 전국 곳곳을 자전거 길로 연결해 생태문화가 뿌리내리게 할 것이란 약속도 했다.

또 방송통신, 신소재와 로봇, 바이오와 식품 등 융합 신산업을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가동시키고 의료, 관광, 교육, 금융 등 고부가 서비스산업을 전략산업으로 키우겠다고 했다.

◆글로벌 외교와 남북관계=이 대통령은 한미 관계는 전략동맹 관계, 동북아는 갈등에서 협력의 시대로 바뀌었다는 말로 정리했다. 러시아와는 북한을 통한 철도와 가스 파이프라인을 연결하는 협정을 맺어 한반도를 시베리아와 연결하는 대역사를 진행중이란 말로 관계 개선을 뭉뚱그렸다. 유럽연합(EU) 및 인도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도 예고했다.

문제는 남북관계다. 이 대통령은 "남북관계는 의연하면서도 유연하게 풀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북한도 시대 변화를 읽고 미래를 향해 나아가자"며 "북한과 언제라도 대화하고 동반자로서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했다. 북한이 모든 대화채널을 중단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절제된 표현을 했다는 풀이다.

최재왕기자 jwchoi@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