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판기사업은 무엇보다 자판기를 설치할 목(로케이션·Location)이 좋아야죠. 어떤 장소에 따라 놓이느냐에 따라 수익은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가 있으니까요." 1991년 대구시 일원에 50여대의 자판기로 사업을 시작한 (주)미래유통의 배주열(46) 대표는 "자판기사업도 유행을 많이 탄다"고 운을 뗐다. 현재 배 대표가 운영하는 자판기는 400여대. 고속도로휴게소·대학교·종합병원·공장·관공서·공원 등에 그의 '주인 없는 가게'가 있다.
"자판기사업이 최고로 잘 될 때를 기준으로 하면 고속도로휴게소 커피자판기 1대당 커피가 하루에 1천 여잔 이상 팔렸죠. 앞산공원에선 평균 300~500여잔 정도 나갔고요. IMF전만 해도 자판기 한 대만 있으며 자녀 1명을 대학시킬 수 있을 정도였죠."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가 못하다고 말한다. 원인은 웬만한 사무실이나 식당 등엔 미니 커피자판기가 보급됐고 정수기와 1회용 커피믹스의 등장으로 직접 태워 마시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
배 대표 말을 빌리면 캔과 페트음료자판기 시장은 다소 활성화되고 있는 추세다. 특히 병원과 같은 장소에선 최근 많이 판매되고 있는 녹차나 보리수염차 등 페트에 든 기능성 건강음료자판기는 꾸준히 매출이 늘고 있다. 지구온난화로 여름이 길어진 원인도 커피자판기보다 음료자판기가 수익성을 보장하는 한 이유가 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커피자판기는 투입구와 유출구의 위생관리에도 신경써야 하지만 캔자판기는 그럴 필요가 없다. 기계고장률도 캔자판기가 커피자판기에 비해 훨씬 낮다. 하지만 캔자판기의 총매출대비 수익이 약 30%정도라면 커피자판기는 원료비 대비 수익률이 4배 정도다.
"자판기사업은 가장 먼저 수익성을 고려해야 하는데 음료자판기의 경우 운영할 수 있는 수명이 길어 나름의 장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깜짝 특수를 노릴 수 있는 특화된 아이디어 자판기의 경우 소비자들이 쉽게 질리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합니다." 캔자판기는 현재 우리나라에만 10여만대가 보급됐으며 일본엔 230여만대가 보급돼 있다. 일본 총 전력 소비량의 5%는 자판기가 쓰이고 있다.
"냉철하게 보면 커피자판기사업은 포화상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각종 미니 자판기의 보급도 포화상태의 한 몫을 하게 됐고요. 그렇지만 아직 사람들의 왕래가 많은 곳, 병원이나 관공서 등 필요에 의해 사람들이 잠시 머무르는 시간이 많은 장소 등은 자판기 수익이 그런대로 괜찮은 편입니다." 따라서 향후 커피자판기시장의 흐름은 보다 고급커피를 마실 수 있는 기종으로의 대체가 불가피하다는 게 배 대표의 분석이다.
"최근 몇 년 사이 음료 대기업들이 자사제품 홍보와 판매를 위해 자판기사업에 뛰어들고 있긴 해도 시간의 구애 없는 부업으로서 자판기사업은 해볼만 하죠." 목이 좋은 곳을 전제로 커피자판기 1대에서 하루 100잔이 팔릴 경우 월 수익은 70만원 선이다.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사진 정재호기자 newj@msnet.co.kr
●자판기, 이것이 궁금하다
-자판기의 수명은
평균 수명은 10년 정도로 현재 대구시내에 있는 자판기 중 가장 오래된 것은 1994년산으로 추정된다.
-자판기도 중고가 있나
물론 있다. 주요부품이 고장 났거나 외관이 낡아지면 자판기 재생·서비스 공장에서 부품을 교체하거나 외관 도색을 걸쳐 다시 거리로 나오게 된다.
-우리나라 자판기의 종류별 분포도는
현재까지 100여종의 자판기가 생산되고 있으며 이중 커피자판기가 가장 많이 보급됐고 다음이 캔자판기, 커피·캔겸용자판기 순으로 보급돼 있다.
-자판기 가격은
가격대는 캔자판기가 가장 비싸고 다음이 커피·캔 겸용자판기, 커피자판기 순이다. 커피자판기 내부는 플라스틱자재가 많이 사용됐고 기타 전기적 작동을 위한 내부 장치가 단순하지만 캔자판기는 상대적으로 철 구조물과 투출을 위한 구조물이 더 설치돼 있다. 커피자판기 신제품이 270~410만원, 캔자판기 490~540만원, 원두커피자판기 540만원대, 복합(겸용)자판기 450~520만원, 아이스커피자판기 530만원대, 멀티 복합형 자판기 980만원대.
-각 자판기별 제품이 나오는 시간은
커피자판기 평균 12초, 캔자판기 2초, 원두커피자판기 35초, 멀티복합형자판기 5~6초.
우문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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