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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4자 이니셜 'TITS' 'TIT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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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비상, 생존, 감산, 감원… 신문 방송에 요즘 매일 등장하고 저잣거리에서 회자되는 말들이다. 온통 잿빛이고 살얼음판이다. 문제는 이 어둠의 끝을 종잡을 수 없다는 데 있다. 그래서 모두가 다음 아고라의 인터넷 論客(논객) 미네르바의 명쾌한 분석과 예측에 열광했는지 모른다.

그 미네르바가 검찰에 붙잡혔다. 검찰이 밝힌 미네르바는 전문대 졸의 30대 무직자였다. 국가 경제정책의 수장이 그의 주장을 공개 반박할 정도로 영향력 있는 글을 인터넷에 올렸던 인물의 실상이란다. 그의 실체를 놓고 일부는 심히 허탈해 한다. 알려진 것처럼 해외 근무 경험이 풍부한 50대 경제계 인사가 아니라 별 볼일 없는 '젊은 백수'였기 때문일까.

정부는 연초부터 '비상경제정부' 가동에 들어갔다. 이름은 거창하다. 하지만 속된 말로 호박에 줄 긋는다고 수박이 될 수 있을까. 시장 신뢰를 잃은 현 경제팀에 '비상경제정부'라는 옷을 입힌다고 달라질 것으로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결국 내놓은 정책이란 게 향후 4년간 50조 원 규모 재정 추가 투입으로 96만 개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다는 '허황한 수치놀음'부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뛰어난 경제 관료들이 내놓은 정책이라고 믿기지 않는다. 일자리 창출이 재정 투입으로 그처럼 쉽게 된다면 역대 정부는 왜 그렇게 하지 못했을까. 미네르바에게 적용할 죄목이 허위사실 유포라면 우리 고위 경제 관료들에게도 똑같은 죄목을 적용해야 할 판이다. 주먹구구, 미봉책을 남발하면 제2, 제3의 미네르바가 계속 등장할 수밖에 없다.

'4자 이니셜'이 유행이다. 4자 이니셜이란 영어문구를 4자의 이니셜로 줄인 말이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세계적 금융회사들이 무너지면서 이와 관련된 4자 이니셜이 속속 등장했다. 예컨대 'TBTF'(Too Big To Fail)는 이른바 '大馬不死'(대마불사), 망하기엔 너무 크다는 뜻이다. 'TBTS'(Too Big To Sell)는 팔기엔 너무 크다는 말이다. 부실 금융사의 덩치가 너무 커서 이를 매입할 주체가 없다는 의미다.

내친김에 시장 신뢰를 잃은 MB 경제팀에게 4자 이니셜을 하나 지어주고 싶다. 'TITS'(Too Incompetent To Solve), 'TITC'(Too Incompetent To Control)다. 현 국내외 경제 난국을 해결하고 통제하기엔 너무 무능하다는 뜻이다.

조영창 북부본부장 cyc58@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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