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돈, 꽂히는 곳이 있다…머니마켓펀드(MMF)

머니마켓펀드(MMF)에 사상 최대 규모인 100조원의 자금이 몰려있다는 소식이 연이어 들리고 있다. 실제로 이달 초 MMF 설정 잔액은 101조원을 넘어섰다.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한 것이다. 지난해 초 MMF자금이 48조7천억원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1년 만에 2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MMF는 국공채, 회사채 등 만기 1년 이하의 단기채권 위주로 투자하는 펀드. 돈을 하루만 맡겨도 운용실적에 따라 수익을 지급하는 단기금융상품이다.

은행 일반예금보다 훨씬 높은 연 5% 안팎의 수익을 안겨 주는 것은 물론, 채권에 투자하기 때문에 안전성도 어느 정도 보장한다는 점이 매력이다. 게다가 언제든지 넣고 뺄 수 있어 편리성도 뛰어나다. 그렇다면 나한테도 맞는 상품일까?

◆왜 MMF를 좋아할까?

MMF에 돈이 쌓이는 이유는 간단하다. 투자할 곳을 찾지 못하기 때문이다. 투자처가 없다 보니 돈이 잠시 머물 곳을 찾아야 하고 상대적으로 보통예금보다 수익도 더 올릴 수 있는 MMF의 장점이 부각되는 것이다.

MMF는 5% 중반의 수익률을 제시하면서 은행권의 예·적금과 맞먹는 상품으로 부각되고 있다. 또한 자금 입출금이 쉽다는 점도 돈을 끌어들이는 원인이다.

MMF는 은행·증권사에서 가입할 수 있다.

MMF를 선택할 때는 펀드 평균 수익률을 잘 봐야 한다. MMF 수익률은 날마다 공시된다.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평균 수익률이 과거보다 급격하게 낮아졌다면 일단 의심을 가져봐야 한다. 펀드 지급 규모에 한계가 있어 대량 환매가 이뤄지면 제때 돈을 찾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주식형펀드도 그러하지만 MMF도 펀드 자금 규모를 잘 살펴봐야 한다. 규모가 클수록 지급을 못할 위험성은 줄어든다.

하지만 소형 펀드라도 소수 투자자들로부터 돈을 모으는 특화상품도 있다.

그렇다고 지금 당장 달려가서 MMF에 가입할 필요는 없다. 각종 금리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MMF 또한 수익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정말 인기가 있는 상품인가?

100조원이 넘는 돈이 MMF에 쌓였다고 해서 동네 사람들 모두 MMF를 좋아한다고 보기는 힘들다.

우선 MMF에 돈이 쌓이는 것은 은행 등 기관 자금이 많이 몰려왔기 때문이다. 개인들의 돈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다.

유수민 현대증권 애널리스트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이후 MMF 설정액 증가는 은행 등 금융회사가 주도했다.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12%대로 올려야 하는 은행들이 기준금리가 하락하자 유동성 자산을 MMF로 운용, 조금이라도 추가 수익을 얻어보려는 행태 때문에 MMF 설정액이 급증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말 기준 개인과 일반 법인의 MMF 설정액은 각각 27조원, 8조9천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개인은 오히려 3조원이나 줄었고 일반법인은 9천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금융회사의 경우 44조원을 기록, 전년 말에 비해 6배 가까이나 증가했다.

◆이런 점은 고려하라

MMF는 예금자보호 상품이 아니다. 원금 손실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을 알아둬야 한다.

MMF 가입을 결정했다면 평균 수익률이 높은 펀드에 가입해야 한다. 이 펀드가 어디에 투자하는지 알아보는 것도 필수.

채권에 투자하는 MMF는 일단 채권 가격이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이 없기 때문에 안전한 상품이다.

미국에서는 지난해 9월 리먼 브러더스 파산으로 일부 MMF가 손실을 내고 지급이 정지됐지만 우리나라 MMF는 해외 자산 투자가 금지돼 있다.

MMF는 주로 국공채에 투자해 왔다. 국공채는 '날릴' 위험이 거의 없는 만큼 MMF는 안정성 면에서도 손색이 없었다.

그렇지만 최근 들어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고위험·고수익이 따르는 회사채에도 손을 대고 있다. 앞으로 본격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지면 일부 회사가 그 대상에 오를 수도 있다. 만약 가입한 MMF가 이 회사의 채권에 투자했다면 손실은 일어날 수밖에 없다.

결국 가입하려는 MMF가 국공채와 회사채 등에 얼마만큼의 비중을 두는지 사전에 알아봐야 한다. 회사채 비중이 크다면 수익률은 좋을 수 있지만 회사채를 발행한 기업이 구조조정 대상이 되면 손실 위험이 커진다.

국공채 비중이 높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다. 안전한 반면 평균 이상의 수익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또 MMF는 은행 영업시간에만 돈을 찾을 수 있고 오늘 입금하면 내일 돈이 펀드에 편입되기 때문에 하루치 이자는 손해 볼 수 있다.

◆다른 상품은 없나?

단기특정금전신탁(MMT)은 MMF와 비슷한 단기 금융상품이다. 은행이 고객의 돈을 콜론(은행 간 단기대출)이나 기업어음(CP)·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에 투자해 수익을 돌려주는 구조다.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MMF처럼 날마다 금리가 바뀐다. 역시 은행·증권사에서 가입할 수 있고 원하는 날짜에 수시 입출금이 가능하다. MMF처럼 단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받을 수 있으나 역시 예금자 보호 대상은 아니다.

증권사 CMA도 MMF와 유사한 단기금융상품으로 취급된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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