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음력의 비밀

"2월 30일은 있다, 없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2월 30일은 있다. 다만 음력 계산에 따른 것이다. 음력을 조금이라도 안다면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지만 양력에만 익숙해져 있다면 2월은 28일이나 29일밖에 없다는 고정관념에 빠져 고개를 갸우뚱거릴 수도 있다.

양력과 음력의 가장 큰 차이점은 양력이 지구가 태양 한 바퀴를 도는 공전 주기에 따라 만들어진 데 반해 음력은 보름달에서 다음번 보름달이 되는 달의 공전 주기에 따라 만들어진 역법이라는 것이다. 달의 공전 주기는 정확하게 '29.530589…'일. 여기에 맞춰 큰 달 30일, 작은 달 29일로 음력 한 달이 짜여진다. 이렇게 하면 평균 29.5일이 돼 달의 공전주기와 대략 일치한다. 음력은 또 큰 달과 작은 달을 교대로 쓰기 때문에 이번 달이 29일이라면 다음달은 30일, 그 다음달은 29일의 순서로 이어진다.

하지만 29일과 30일이 꼭 교대로 쓰이는 것은 아니다. 달의 공전주기에서 큰 달과 작은 달의 평균 29.5일을 빼면 한 달에 0.030588일이 남기 때문. 이 차이를 보전하려면 약 33개월마다 한 번씩 30일인 달을 연이어 둬야 한다. 예를 들어 2009년 올해에도 1월 30일(양력 2월 24일)과 2월 30일(양력 3월 26일)이 연이어 온다.

음력 날짜 계산에는 윤달이라는 또 다른 변수가 있다. 큰 달과 작은 달을 교대로 쓰거나 30일인 달을 연이어 둔다 해도 음력 한 해는 354일이나 355일이 돼 지구의 공전주기(365일)보다 10일이나 11일이 더 짧다. 그래서 '윤달'이라는 가짜 달을 넣지 않으면 안 된다. 만일 음력에 윤달을 전혀 넣지 않으면 한여름에 눈이 내리고 동지·섣달에 무더위로 고통받게 되는 진풍경이 벌어질 수도 있다.

예부터 이 같은 윤달을 계산하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었다. 이 가운데 19년에 7개월의 윤달을 두는 방법을 19년 7윤법(十九年七閏法)이라 해 가장 많이 써 왔다. 이에 따라 2009년 역시 윤달이 생겨 음력 1월·2월·3월·4월·5월(평달)·5월(윤달=양력 6월 23일~7월 21일)·6월·7월·8월·9월·10월·11월·12월 순으로 진행된다.

이런 윤달은 '썩은 달'이라고 해 "하늘과 땅의 신(神)이 사람들에 대한 감시를 쉬는 기간으로 그때는 불경스러운 행동도 신의 벌을 피할 수 있다"는 속설이 널리 알려지기도 했다. 이 때문에 윤달에는 이장(移葬) 하거나 수의(壽衣)를 하는 풍습이 전해 내려왔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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