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군이 요즘 군의회 문제로 떠들썩하다.
울진군의회 의원들이 업무추진비로 부인과 남편에게 금반지를 선물하는 등 공금 1천970만원을 마치 쌈짓돈처럼 쓰다 경찰에 적발(본지 6일자 4면 보도)됐기 때문이다. 이 문제는 주민 두세 명만 모여도 화젯거리가 되고 있으며 언론사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는 군민들과 네티즌들의 비난 목소리가 빗발치고 있다.
◆빗발치는 비난 여론, 확산되는 의회 무용론
울진 주민들은 "있을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며 "집행부를 견제하고 감시하라고 뽑아 놓은 의원들이 도리어 도둑질을 하고 있다. 이런 사람들을 뽑은 것은 우리 주민들의 책임이자 수치"라고 했다.
"우린 바보였다. 그들을 뽑은 나 자신을 먼저 부끄럽게 생각하고 책망해 본다."(군민) "사진과 실명을 공개해라."(개장수) 이번 사건에 대한 네티즌들의 비난 글은 수십 건에 달하며 조회건수도 수천 건이다.
의회 무용론과 해산론도 제기되고 있다. 울진희망제작소(가칭)는 6일 성명서를 통해 "의회는 즉각 해산하고 의원 전원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울진군의원들의 비행
의회와 의원들을 둘러싼 잡음이 그동안 끊이지 않았지만 제5대 의회는 그 정도가 심각하다는 것이 지역민들의 중론이다.
A의원은 지난해 대게 축제 당시 행사를 마치고 귀가하다 도로상에서 중앙선을 침범, 마주 오던 차량과 접촉사고를 낸 뒤 사후조치 없이 달아난 혐의로 지난달 12일 검찰에 입건됐다. A의원은 또 17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울진군이 설립한 한 요양원을 찾아가 입원 환자 10여명의 동의 없이 부재자 신청서 서류에 대리 서명하는 등 허위로 부재자 신고를 하게 한 혐의(사위등재·허위날인죄)로 구속되기도 했다.
B의원은 지난해 8월 "2006년 5·31 지방선거 비례의원 공천과정에서 1천만원을 당에 냈다"고 폭로해 파문을 일으켰다. C의원과 D의원은 2006년 8월과 11월에 술에 취한 상태에서 경찰 간부와 군청 의회사무과 간부를 각각 폭행해 말썽이 됐다.
◆수사 확대해야
주민들과 군 공무원들은 이번 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를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 공무원은 "의원은 한명만 입건됐는데 공무원은 5명이나 입건됐다"며 "돈은 의원들이 써 놓고 피해는 애꿎은 공무원들만 입는다"고 푸념했다. 울진희망제작소는 "경찰은 군의원 해당자 전원을 구속 수사하고 감사원은 군정과 의정 전반에 대해 특별 감사하라"고 촉구했다.
한 주민은 "의회가 군민을 속이는 일이 이것뿐이겠느냐"며 "군 발주 공사에 의원 개입설이 파다한 만큼 지역 경찰이 아닌 감사원 감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울진·황이주기자 ijhw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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