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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교의 일본어 源流 산책 23] 스데키(素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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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에 일본을 향하는 대부분의 도래인들은 일단 대마도에 들러서 얼마간의 휴식을 취하고, 물, 식료 등을 보충한 뒤에 다시 일본 본토로 출항했던 것으로 보인다.

아메리카 신대륙으로 이주한 청교도들보다도 1천수백년이나 더 일찍 시작된 도래인들의 항해는 얼기설기 엮어 만든 엉성한 뗏목 돛배에 나무 열매나 얼마간의 곡류 등을 싣고 해류와 바람에 의지하면서 나타나는 적들은 모조리 격파하겠다는 비장한 결의와 각오로 출발했을 것이다. 그러나 죽기를 작정하고 도항한 이들 앞에 나타난 적은 의외였다. 그들은 아무런 무기도 갖지 않았을 뿐 아니라, 대적은커녕 오히려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 것이 아닌가? 그래서 나온 말이 '스데키'(素敵) 즉, '맨손의 적'이란 뜻이다.

이 불고기 이름 같은 '스데키'란 말은, 일본인들이 가장 즐겨 쓰는 인기 1위의 단어로, '근사하다, 멋지다, 굉장하다' 등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언제나 적을 의식하면서 살아온 도래인들에게 무기를 안 가진 적이야말로 안심할 수 있는 편한 상대로 깊은 안도감을 주었을 것이다. 그래서 이 말이 점차 변해 '멋지고 근사한 것'이란 뜻의 '스데키'라는 말로 발전하였는데, '멋있는 것'을 '적'에 비유한 것이 사무라이나라 말답다.

들으면 기분 좋은 말인 '아름답다'는 '우츠쿠시이'(美しい), '깨끗하고 멋지다'는 '기레이'(綺麗)라고 하는데 이런 말보다도 한층 더 품위 있고 행복해지는 최상급의 말은 단연 '스데키'라는 말이다.

고대 도래인들은 선주민들의 불시의 습격을 철저히 대비하며 살았다. 벼농사 등의 선진 문화를 갖고 바다를 건너온 도래인들은 당시 강력한 무기였던 철제 칼과 기동성 있는 말도 있었지만, 야간에는 이런 무기들이 모두 무용지물이기 때문에 늘 만반의 준비를 하였다. 그래서 집주위에 호리를 깊게 파고 물을 넣어 쉽게 접근하지 못하게 하고 도래인 거주지역을 '하늘에서 내려온 신들이 사는 곳'이라고 명명하여 출입을 금하게 하였는데 이러한 자취가 오늘날 일본 각 도시의 중심거리에 남아있는 '텐진도리'(天神通り)라는 지명이다.

'텐진도리'(天神通り)! 이 말은 문자 그대로 '하늘의 신이 사는 거리'라는 말로, 고대 도래인들이 살던 주거지를 가리킨 말에서 유래된 것이다.

경일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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