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대구시 중구 문화예술전용극장 CT에서 막을 올린 뮤지컬 '소울메이트'는 막 움트기 시작한 대구 뮤지컬의 내일을 가늠케 하는 작품이라 할 만하다. 프로듀서를 맡은 전광우 문화예술전용극장 CT대표는 "'메이드 인 대구'라는 말보다 '대구가 키운 뮤지컬'이라는 말을 듣고 싶다"고 했다. 아직 걸음마 수준의 지역 뮤지컬 현실에서 대구의 배우, 제작자, 스태프 만으로 공연을 올린다는 게 큰 의미가 있느냐는 뜻인 듯했다.
'소울메이트'는 이번 제3회 대구국제뮤지컬 페스티벌 공식 초청작이다. 하지만 이미 지난해 11월 같은 극장에서 1개월간 공연하면서 초연답지 않은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이 작품에 대한 CT측의 애정은 남다르다. 이번 딤프 공연을 앞두고 스토리를 대폭 손봤고, 음악의 대중성을 높였다. 전국 무대에서도 통하는지 보기 위해 지난달 8일 'HAF 2009 제주 해비치 아트 페스티벌'에도 참가했다. 결과는 긍정적이었다. 자신을 얻어 최근 '소울메이트'의 상표권 등록도 했다. 전 대표는 "이미 올해 9월부터 내년 3월까지 6개월간 서울 대학로 열린 극장에서 공연 계약을 마쳤다"며 "대구 작품이 서울에서 장기 공연하는 것이어서 뜻 깊다"고 말했다.
'소울메이트'는 대구의 극작가와 프로듀서가 대구와 서울 출신의 배우, 작곡자, 연출가와 함께 공동 작업한 작품이다. 제작에 참여한 모두가 젊다. 여주인공인 '은성' 역의 김가연은 대구 원화여고와 단국대 뮤지컬학과를 졸업하고 서울의 대극장 무대에서 활동 중인 미모의 여배우다. 중앙대 연극영화과 출신의 연출가 이종훈은 연극 '닥터 이라부'와 '나쁜 자석'을 연출했고, 뮤지컬 '로미오와 줄리엣' 등을 쓴 작곡가 이영주는 숙명여대를 졸업한 재원이다. 출연 배우 대부분은 서울 대학로에서 경험을 쌓았다. 전 대표는 "이번 공연을 위해 외부팀(서울)과 교류하면서 앞으로의 시행착오를 줄여줄 좋은 공부를 했다"고 말했다.
'소울메이트'는 은성이 사랑과 성공의 갈림길에서 잊었던 또 다른 나(소울메이트·영혼의 단짝)를 찾아가는 성숙한 여정이다. 심각하게 보이는 주제이지만 관객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배우들의 능청스런 연기에 마음껏 웃고 돌아서면 슬며시 짠해진다. 비슷한 또래 젊은이들의 공감이 기대된다. 공연은 19일까지. 평일 오후 7시30분(월요일 공연 없음), 토요일 오후 3, 7시, 일요일 오후 2, 6시. 문의 053)256-0369.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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