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알'을 낳던 대구시내 모델하우스 부지가 '천덕꾸러기'로 전락했다. 유례없는 건설 불경기로 업계 노른자 땅으로 분류됐던 수성구 특급 부지조차 공터로 변하고 있다. 장기간 방치되면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앞둔 대구 도심의 흉물이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구에서 모델하우스 부지로 사용됐다 공터로 변한 곳은 모두 23곳(5만7천338㎡)으로, 대구시민운동장 야구장(1만3천843㎡·관중석 포함)의 4배가 넘는 크기다.
모델하우스는 지난해부터 허물어지기 시작했다. 전시장 또는 아파트 부지로 사용되기도 했지만 적잖은 곳이 공터로 남아 있다.
이 부지들은 속칭 '알짜배기' 땅. 주요 목에 자리 잡아 모델하우스 대지 임대료만 매달 수천만원에 달했다. 일반적으로 건설사가 3년 정도 모델하우스로 계약해 홍보에 나선다는 점을 감안하면 땅만 빌려주는 대가로 10억원 이상의 수익을 거둔 셈이다. 모델하우스 부지 소유주들은 한번 모델하우스 용도로 사용되면 재차 모델하우스용으로 쓰이는 경우가 적잖아 공터로 놔두고 있다.
그러나 경기 침체 장기화에 따라 장기간 공터로 방치되는 모델하우스 부지가 속출하면 도심 미관을 해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까지 공터로 남아있으면 대구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마라톤 경기 헬기 중계 때 공터부터 가장 먼저 눈에 띄기 때문이다.
현장 확인 결과 2011년 마라톤 코스 구간 내 공터로 변한 모델하우스 부지는 9곳이나 됐다. 모두 수성구다. 어린이회관에서부터 두산오거리 1.5㎞ 구간에만 6곳의 공터가 몰려 있다. 2007년 당시 19곳의 수성구 모델하우스는 불과 2년 새 절반이 사라졌다.
공터로 변한 모델하우스 부지 대부분은 무료 주차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공터 일부에는 잡초가 자라고 있고, 안전펜스를 대신한 철판이 공터를 둘러싸 도심 미관을 흐리고 있다.
하지만 행정기관의 법적 조치 수단은 전무한 실정이다. 각 구청 담당자들은 "모델하우스 대지 대부분이 개인 소유여서 마땅한 행정 조치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수성구청 이덕식 건축과장은 "공터로 남아있는 부지가 도심 미관을 해친다는 지적에 따라 '마라톤코스 가로정비'에 대한 용역을 맡긴 상태"라며 "울타리나 나무 심기 등 해결책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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