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골 돈'까지 들썩들썩…주식형 펀드 환매 바람

시골에서까지 '머니 무브'(Money Move)가 일어나고 있다.

최근 주가 급등세를 타고 수익이 일정 부분 회복된 주식형 펀드에서 빠져나오려는 사람들이 늘어난데다 주식 직접 투자를 노리는 투자 희망자들까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경북은 물론 전국의 돈이 요동치고 있는 것이다.

◆'시골 돈'까지 요동

경북에서 가장 금융시장 점유율이 높은 농협경북지역본부가 17일 기준으로 각 시·군별 주식형펀드 잔액을 조사한 결과, 청송군을 제외한 모든 시군에서 2/4분기에 비해 펀드 자금이 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경산시가 -9.61%를 기록한 것을 비롯해 영양군도 -9.42%였다. 성주군은 -8.38%였고, 구미와 포항이 각각 -5.18%, -5.21%였다.

청송군만 유일하게 1.07%의 플러스 성장률을 보였고, 울진(-0.48%) 군위(-2.60%) 청도군(-2.60%) 등도 비교적 자금 유출세가 적었다.

이런 가운데 가장 오지 중 하나인 울릉군에서조차 주식형펀드 성장률이 -4.37%를 기록했다.

경북에서는 2/4분기까지만 해도 대다수 지역에서 1/4분기에 비해 주식형펀드가 플러스 성장을 보였으나 최근 주가가 급등하면서 돈이 급하게 빠져나가고 있다.

◆전국의 돈이 들썩들썩

주가가 1,700선을 오르내리면서 주식형 펀드 해지액이 최근 하루 4천억원을 넘어서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17일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해지된 금액은 4천22억원으로 올 들어 최대치를 다시 썼다.

반면 설정액은 656억원에 그쳐 해지액의 6분의 1에 불과했다. 17일 하루 동안 순유출된 금액도 3천366억원으로 지난 5월 30일 3천433억원 이후 올 들어 두번째로 많았다.

하루 평균 해지 금액은 4월 680억원, 5월 1천108억원, 6월 651억원, 7월 1천억원, 8월 1천551억원, 9월 1천958억원 등으로 크게 불어나고 있다.

국내 주식형 펀드에서 순유출이 본격화된 4월 이후 이달 17일까지 순유출된 액수는 모두 5조3천955억원에 이른다.

국내 주식형 펀드 설정액 중 절반가량이 현 지수대인 1,700선 이상에서 설정됐기 때문에 지수가 오를수록 환매가 늘어나는 것으로 증권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1,700선을 넘어서 들어온 펀드 자금이 국내 주식형 펀드 자금의 48.7%인 38조3천억원에 이른다는 것.

대구의 한 증권사 지점장은 "펀드를 환매하는 사람들을 보면 직접 투자 시장으로 가는 사람, 단기 예금에 넣어두는 사람 등 크게 2가지 부류"라며 "금리가 낮아 예금은 큰 수익을 내지 못하는데다 직접투자는 위험성이 많은 만큼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사람이라면 무조건 환매는 좋지 않다"고 조언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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