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 담배 산업에서 의료·바이오 산업이라는 최첨단 옷으로 갈아입고 있는 미국 동부의 조그마한 도시인 노스캐롤라이나주 윈스턴 살렘에서 대구의 희망을 발견했다.
25일부터 8일간의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하고 있는 대구시 투자유치단은 27일 사양길로 접어든 주력 산업의 몰락으로 인해 추락하던 경제를 의료·바이오 산업으로 일으켜세운 윈스턴 살렘시를 방문, 대구의 나아갈 길을 발견한 것.
이날 윈스턴 살렘시 중심부에 위치한 의료생명과학단지(Piedmont Triad Research Park·PTRP)에서 열린 '윈스턴 살렘의 의료 산업화 설명회'에서 리처드 딘 웨이크포리스트대 건강의학센터 전 소장은 "윈스턴 살렘시와 대구시는 매우 비슷한 운명을 가진 도시로 생각한다"며 "12년 전 담배와 섬유 산업의 몰락으로 황폐화를 걷던 살렘시가 이후 의료 산업화를 통해 미국을 대표하는 바이오 시티로 성장한 것처럼 대구시도 지역 구성원들의 힘을 모아 세계적인 메디 시티로 도약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그는 "산-학-관의 긴밀한 협조를 통한 의료 산업화에 힘을 결집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도 관 주도형의 대형 프로젝트는 대부분 실패합니다. 기초 과학기술에 산업화가 반드시 동반돼야 성공할 수 있어요. 대학이나 연구소에 아무리 좋은 비전이 있어도 상업화하지 않으면 투자자의 입맛을 끌기가 어렵지요. 그 다음 단계가 정부나 시의 전폭적인 지원입니다."
더글러스 에지톤 PTRP 단장은 "PTRP가 성공한 가장 큰 힘은 연구단지가 입주 기업들에게 단순히 부지만 제공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업들이 개발한 기술의 상용화(산업화)까지 모두 지원한 데 있다"며 "2030년까지 PTRP를 통해 4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전체 규모도 현재의 10배 수준인 53만㎡(16만평)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범일 대구시장은 "섬유 산업의 사양화라는 공통의 분모를 갖고 있는 윈스턴 살렘시의 과거와 현재, 미래 비전을 통해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 성공 조성의 해법과 지역이 나아갈 길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며 "대구시도 경북대와 포스텍 등의 연구기관, 의료기업들의 긴밀한 협조체제를 구축해 대구경북의료단지를 첨병 삼아 대구를 세계적인 메디 시티로 조성하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시 투자유치단은 이날 오후 웨이크포리스트대 재생의학연구소와 PTRP 입주기업인 텐전(Tengion)사를 방문, 대구경북의료단지 내 투자유치에 대해 협의했다. 텐전사는 신장, 방광 등 인체 장기의 재생 분야에서 세계적인 원천기술을 보유한 미국 내 유력 바이오 기업이다.
미국 노스 캐롤라이나에서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PTRP=윈스턴 살렘시의 다운타운에 위치한 의료생명과학과 첨단 IT 산업 육성을 위해 지정된 구역. 담배와 섬유 산업의 몰락으로 일자리 4만개가 없어지는 등 경제 몰락을 겪던 윈스턴 살렘시가 1990년대 초반 IT 기반 지역경제 개발을 위해 산·학·관이 연계해 설립했다. 2030년까지 수백개의 복합의료기술 R&D 및 연관 기업 유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대구의 테크노폴리스,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와 유사하다.
사진=김범일 대구시장은 27일 윈스턴 살렘시 PTRP에서 리처드 딘(오른쪽) 웨이크포리스트대 건강의학센터 전 소장과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와 대구 메디 시티 성공 조성에 대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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