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아칸소 주의 43세 산모가 19번째 아이를 낳았다. 17세 때 결혼한 이 여인은 1988년 첫 아이를 낳은 뒤, 21년 동안 평균 18개월 만에 한 명씩 아이를 낳았다. 쌍둥이 두 쌍을 포함해 11남 8녀다. 그 중 큰아들이 아이를 낳아 할머니가 됐지만 힘이 닿는 한 아이를 계속 갖겠다고 했다.
국내의 대표적인 다둥이 가족으로는 구미의 김석태 목사 부부가 있다. 모두 5남 8녀다. 김 목사 부부도 1988년 첫 아이를 시작으로 2007년까지 13명을 낳았다. 이들 두 가족은 모두 다둥이에 충분히 만족하고 있다. 양육 문제가 걸림돌이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저절로 해결됐다. 다 큰 아이들이 새로 태어난 동생을 돌보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는 칠레의 레온틴 루리스와 헤라르도 세군도라는 부부가 세쌍둥이 9회, 쌍둥이 11회 등 모두 55명의 아이로 기네스북에 올라 있다. 러시아에서는 18세기 초중반 40년에 걸쳐 69명의 아이를 낳은 농부 부부가 있었다 한다. 네쌍둥이 4번, 세쌍둥이 7번, 쌍둥이 16번이다. 27회의 출산 동안 한 명이 태어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하니 믿기는 쉽지 않다.
이들의 이야기가 관심을 끄는 것은 저출산에 대한 걱정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은 지난해 1.19명으로 세계 최하위권이다. 이 추세대로라면 총 인구는 2018년 4천934만 명을 꼭짓점으로 점점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2050년에는 4천234만 명으로 현재보다 무려 641만 명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노령화는 심각해져 국가의 존립이 위협받을 정도다.
이런 가운데 최근 성신여자대학교가 '행복한 출산, 부강한 미래'를 주제로 특강을 개최하면서 참가 여학생들에게 출산 서약서를 쓰게 한 '사건'이 있었다. 취지는 여대생들에게 저출산의 심각성을 알려 출산을 장려하겠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적극 출산, 낙태 방지를 결의하는 서약서까지 동원한 것은 치졸했다.
복잡한 현대 사회에서는 어떤 문제도 독립적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저출산 문제만 하더라도 육아와 교육비 부담 등 주변 여건 개선과 맞물려 있다. 여성에 대한 충분한 정책적 배려 없이는 해결이 힘든 것이다. 오죽하면 서약서까지 등장할까 싶어 안타깝지만 오히려 여성계의 반발만 불러일으키는 악수를 둔 듯하다.
정지화 논설위원 akfmcp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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