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물 산업, 떠날 기업 잡았다

충청권 옮기려던 웅진 코오롱, 지역 재투자로 선회

새해 들어 천연암반수를 식수로 이용하는 '동네우물 되살리기' 프로젝트가 본격화하고 '물 산업'을 대구경북의 미래 전략산업으로 육성하자는 움직임이 일면서 '물 기업'들의 관심이 지역으로 집중되고 있다.

특히 '미래 노다지'인 물 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기 위해 지역을 떠나 다른 지역에 대규모 투자를 계획했던 '물 기업'들이 최근 대구경북의 강력한 물 산업 육성방침에 잇따라 지역 투자로 노선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대구경북의 물 산업 육성 소식이 잡은 기업은 대구에서 출발, 한국 섬유산업의 대명사로 자리매김했던 코오롱그룹과 최근 세종시에 투자계획을 발표한 웅진그룹. 두 기업은 일찌감치 물 산업에 뛰어든 국내 대표 '물 기업'이다.

코오롱그룹은 1995년 ㈜코오롱 경산공장에서 정수기용 분리막 생산을 시작했으며, 2002년부터는 전문적인 글로벌 물 기업의 꿈을 키우기 위해 코오롱환경서비스㈜를 설립했다. 이후 다양한 멤브레인(분리막) 시장을 노크하다 지난해 말 막제조 공장 증설 계획에 따라 충남 천안으로 떠나기로 결정한 것. 하지만 이때 물 산업을 대구경북의 미래 전략산업으로 육성하려던 대경권 광역경제발전위원회의 레이더망에 걸려 주저앉게 됐다.

이병호 코오롱환경서비스 수처리기술영업팀장은 "현재 구미공장에 있는 1만t 규모의 폐수처리장에 멤브레인을 설치하는 공사가 올 3월쯤 준공되는데, 산업 폐수를 재이용하는 수처리산업이 지역에서 꽃을 피우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 경산공장에 그룹 차원의 재투자를 고려하고 있는 만큼 대구경북이 추진하고 있는 물 산업 광역클러스터 사업에 적극 참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웅진그룹도 마찬가지다. 2000년 새한을 인수하면서 세계적인 역삼투 분리막 기술을 보유한 웅진은 현재 구미에서 수처리 필터사업을 하고 있지만 최근 세종시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구미 멤브레인 생산공장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 것. 하지만 조현보 웅진코웨이㈜ 수처리사업팀장은 "멤브레인 생산공장의 세종시 이전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못박았다. 조 팀장은 "현재 구미에 멤브레인 생산 1, 2공장이 있는데 최근 1공장 증설을 완료했고, 조만간 인근에 생산공장 증설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게다가 대구경북 물 산업 클러스터에 참여해달라는 요청이 와서 대구경북을 수처리 분야 허브로 만드는데 협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광길 대경권 광역경제발전위원회 사무총장은 "코오롱과 웅진그룹 관계자들과 만나 대구경북이 역점적으로 물 산업 육성에 나설 계획이라는 점을 수차례 강조해 주저앉혔다"며 "앞으로 대구경북이 국내 물 산업의 허브로 도약하는데 코오롱과 웅진 등의 '물 기업'들이 상당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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