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는 아직 서산으로 더디게 넘어가고 있지만 대티골은 벌써 산그늘에 숨었다. 옛 국도를 따라 일월산으로 오르다보면 대티골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나지막한 언덕을 곳곳에서 만난다. 작가 정창기는 햇살 속에 숨는 듯 모습을 드러낸 마을 풍경을 화폭에 담아냈다. 보태거나 빼는 것 없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살갑게 그려냈다. 정창기 작가는 "햇살에 눈부시게 드러난 지붕과 그늘 속에 숨은 듯 보이는 밭둑이 인상 깊었다"며 "바람은 차가웠지만 햇살이 빚어낸 풍경 속 마을은 너무도 따스하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인적 없이 고요한 저 마을에 발을 내디디면 삽살개 한 마리가 반갑다며 쫓아나올 것 같고, 인심 좋은 할아버지가 방문을 열며 "거기 누구요?"하며 물어올 것만 같다. 흰 눈은 세상 더러운 것을 모두 감싸안는 마술 같은 힘을 지녔다. 대티골에는 그렇게 감출 것조차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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