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생명나눔 실천, 장기기증 확산…10년 전의 13배

국내 희망자 60만명‥각막기증 '김추기경 효과' 동참인구 급증세

자신의 각막을 기증해 마지막 가는 길까지 나눔의 가치를 실천한 고(故) 김수환 추기경의 뜻을 기리는 장기기증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사후 장기기증 희망자가 60만명에 육박하는 등 생명을 나누려는 운동은 전 국민의 동참 속에 크게 번지고 있다.

매일신문사는 고 김수환 추기경의 숭고한 사랑의 정신을 나누며 신체 부자유로 인해 고통받고 있는 장애우들에게 희망을 선물하기 위해 생명사랑나눔운동본부, 국제라이온스협회 355-C지구, 대구가톨릭대학병원, 대구파티마병원과 함께 9일부터 26일까지 '각막 및 장기기증 캠페인'(본지 9일자 1면 보도)을 펼치고 있다.

10일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국내 장기기증 희망등록자는 59만3천679명(누계)으로 2000년 이전 4만6천938명에 비해 12.6배나 증가했다. 매년 꾸준하게 증가하던 장기기증 희망자는 2006년 9만여명을 정점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다 지난해 김수환 추기경의 각막기증 영향으로 동참자가 크게 늘었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2.4배 증가한 18만5천여명이 장기기증서에 서명했다. 이는 장기기증 운동이 시작된 후 최대 규모다.

지역에서도 장기기증 운동에 4만6천821명(대구 2만5천493명, 경북 2만1천328명)이 동참, 생명나눔 운동에 불씨를 지피고 있다. 대구 경우 2000년 이전 820명에 머물렀던 장기기증 희망자는 매년 조금씩 증가하다 3천명을 넘어선 2005년을 기점으로 크게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한해 동안에 8천300여명이 장기기증 릴레이에 동참했다.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는 고 김수환 추기경의 아낌없이 나눠주는 삶이 감동을 불러일으켜 우리나라 장기기증문화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고 김수환 추기경은 1989년 서울에서 열린 세계성체대회에서 장기기증 의사를 밝힌 바대로 1990년 1월 5일, 강남성모병원을 찾아 '헌안(獻眼) 서약서'를 냈고 지난해 2월 16일 선종하면서 자신의 각막을 두 사람에게 이식, 세상의 빛을 전했다.

이 같은 장기이식 희망자 덕분에 장기이식수술은 2000년 1천306건에서, 2005년 2천86건, 2009년 3천51건으로 꾸준히 증가해 2만1천501건의 장기이식이 이뤄졌다. 뇌사장기 기증자도 10년 만에 5배로 늘어 2000년 52명의 뇌사자가 모두 233건의 장기를 기증했고, 지난해에는 뇌사자 261명의 기증으로 인해 모두 1천135건의 장기이식 수술이 이뤄졌다.

하지만 여전히 장기이식을 애타게 기다리는 환자는 지난해 말 현재 1만7천55명에 이른다. 지난해 말 현재 장기이식 대기자는 신장 8천488명, 간 3천501명, 골수 3천426명, 각막 1천97명 등 모두 1만7천55명이다.

장효원 생명사랑나눔운동본부장은 "장기기증희망서약의 동참은 신체의 사라짐이 아니라 생의 마지막 순간, 나눔을 실천하고 생명을 탄생시키는 고귀한 가치를 지닌 일이다"며 "고통 속에 있는 환자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생명나눔 문화의 정착을 위해서 사회의 지도층을 비롯한 국민적 관심과 배려가 절실히 요구된다"고 말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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